그저 그런 라멘집보다는 별 다섯개짜리 짬뽕이 낫다 - 홍대 초마

홍대. 마포구 서대문구를 통틀어 벼라별 종류의 식당 카페 술집은 다 모여있는 그 곳.
남들은 클럽을 가고 옷을 사고 뭐 이런저런 일을 하지만 나는 홍대에 주로 먹으러 간다.
솔직히 맛있는거 많잖아...

여튼, 이 홍대 맛집구역이 상수역까지 퍼지고 있는 가운데 단연코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일식집이다.
술집인 이자까야부터 시작해서 돈부리, 일식 돈까스, 초밥과 롤, 일식 카레, 오코노미야키, 그리고 라멘.
아니 근데 언젠가부터 이 홍대에 인기에 편승하는 식으로 그저 그런 일식집들이 적잖이 생겼단 말이지.
원래는 괜찮았는데 그저 그런 집이 된 곳(나X미 라멘)도 있고...

나같은 경우에는 식당 내부가 좀 허름하고 그래도 별로 신경쓰이지는 않지만
사람들 만나거나 할때는 주로 일식집이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잘 되어있는 편이라서 일식집에 자주 간다.
그럴때 맛이 그저 그런 곳을 가면 기분이 참...거시기하거든.

특히나 라멘집이 그래. 별로 맛있지도 않은 라멘을 먹고있자면 기분이 참 좋지 못함.
신라면은 집에서 혼자 끓여먹어도 맛있는데, 비싼 돈 주고 사먹는 라멘이 그저 그렇다면 기분이 좋겠냐고요...
아니 뭐 사실 이 포스팅에서 중요한 것은 라멘이 아니지만.

어쨌거나 그런 연유로 홍대에서 특별히 뭐 새로운 곳을 가는게 아니면 나는 라멘보다는 짬뽕을 먹는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는데, 어느 날  보니까 홍대에서 짬봉전쟁이 일어나고 있더라- 는 말을 들었거든.
하나하나 들먹여보자면-

강원 강릉 교동반점의 인기메뉴 짬뽕만 쏙 빼온 교동짬뽕,
충남 서산에서 유명세를 타 아드님이 분점을 냈다는 영성각,
체인점이지만 어느 지점을 가도 일정 수준 이상인 '짬뽕 잘하는 집' 홍콩반점 0410,
그리고 오늘 포스팅의 주인공, 경기 송탄 영빈루의 3대째가 나와서 하는 초마.

솔직히 말하면 홍콩반점이랑 초마만 가봐서 아직 다른 곳은 모르겠다만,
이 초마의 짬뽕 맛은 내 26년, 아니 2012년이니까 27년...슈밤...
여튼 그중에 먹어본 짬뽕중에 가장 월등한(영어로는 OUTSTADING정도? 소문자 말고 대문자) 맛을 자랑한다.

그런 연유로 이 초마야말로 내가 홍대에서 사랑해마지 않는 음식점.
이번학기 내내 학교를 다니면서 친구들한테 '아 거기 참 죽여주지', '니네랑 같이 함 먹으러 가야되는데'
드립만 쳤지 찾아가질 못했는데 드디어! 2011년 마지막 날에 갔단 말이지.
그리고 이 날 방문은 본인한테도 중요한 의미가 있었던게,
아직도 못먹어본 메뉴인 잡채밥과 만두(토요일 한정메뉴)를 먹어볼 예정이었거든.
애석하게도 만주는 조기 품절로 못먹었지만...다음엔 토요일 점심에 가봐야지 젠장...

음...

......

...

그래 나도 알겠다. 맛집 포스팅에 잡설이 너무 길었지? 미아내. 그럼 사진 갑시다.



사실 이 날 배가 고파서 나오자마자 먹다가 아이고 사진! 이러고 찍음.
저 손은 이미 여러번 본인과 함께 초마를 왔기에 '아싸 좋구나'하고 짬뽕(6,000원)을 뜨는 친구의 손.
새퀴...배고팠군...

초마는 짬뽕 전문점이다. 메뉴라고는 짬뽕(밥), 백짬뽕(밥), 잡채밥, 탕수육(小 / 大), (토요한정)군만두가 전부.
메뉴가 적다보니 하나같이 맛있는데, 저 탕수육도 그렇다. 탕수육의 튀김옷이 일반적인 바삭한 튀김옷이 아니고,
뭔가 모르게 폭신한 맛이 난다. 속에 들어있는 고기도 알차고.



요거이 탕수육입니다 탕수육. 소짜가 12,000원이다. 양은 좀...적긴 해. 하지만 이거 안먹으면 섭섭해서 집에 못감.
아 그리고 여기는 센스있게 탕수육 소스가 따로나온다. 개인적으로 소스를 뿌리면 탕수육이 눅눅해져서 싫어하는데
여긴 이런 면이 참 좋아. 나란 남자 탕짜면에도 소스 따로 달라는 그런 남자임. 디테일하지?



으, 잡채밥(8,000원) 진짜 맛없게 찍혔네. 하지만 그냥 삽시다.
DSLR 살 돈 모으기엔 걍 맛있는 거 먹는게 남는 장사일 것 같거든.
아닌가?

여튼 요거이 잡채밥. 사진이 이래서 그렇지 이것도 수준급.
물론 잡채밥은 많이 안먹어봐서...그리고 사실 짬뽕의 존재감에 조금 밀리기도 했음.
근데 요게 같이 나오는 계란국이 진짜 맛있다. 뭐 속설에 의하면
중국집에서 볶음밥같은 밥 메뉴를 시켰을 때 짬뽕국물이 나오면 그저그런집, 계란국이 나오면 잘하는 집.
이게 짬뽕국물을 미리 해놓고 아니고의 차이라나.
하지만 계란국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본인에게는 계란국은 참 별로인데...
뭔고 고소하고 담백하고 간도 좀 되어있는데 속도 후련한 맛이 나는게 아주 좋았음. 새로운 발견이었다.

근데 사진이 음슴. 하...나란남자.

아 그리고 방금 포스팅하다 생각나서 예전에 빌린 DSLR로 찍은 짬뽕 사진이 있더라.
방금까지의 저화질 짬뽕으로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으니 이걸 한번 보자.



아이고, 사진보니 또 먹고싶네. 새벽 3시건만...뭐 어쨌거나.




완식 사진. 오늘도 잘 먹었다. 으히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