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에 해당되는 글 10건

  1. 2012.05.08 긴장감이라는게 스릴러에만 있는건 아니지 - 발광하는 현대사 13화 6
  2. 2012.05.05 70년 전통의 엔터테인먼트 외길 마블, '어벤저스'로 우뚝 서다 1
  3. 2012.04.01 건축학개론, 약속된 첫사랑의 판타지 2
  4. 2012.02.21 조금 늦었지만 그래도 좋아 - 안드로이드 크롬 베타 2
  5. 2012.02.19 가미우동의 모듬 튀김은 2천원 아니고 2만원 - 홍대 가미우동
  6. 2012.02.12 움직임 없는 스파이 스릴러의 멋스러움 -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1
  7. 2012.02.04 어? 이 장면 어디서 봤더라? - 영상검색의 새로운 방법, IMAGE2PLAY 6
  8. 2011.12.28 치킨집 심은데는 치킨집이 납니다 - 명지대 프라이어 치킨 4
  9. 2011.12.26 [수정]'사회적기업 블로거'를 모집한다고 합니다. 2
  10. 2011.11.24 담백한 비극의 그래픽 노블 - 홍콩안마시술소

긴장감이라는게 스릴러에만 있는건 아니지 - 발광하는 현대사 13화

여러분들 웹툰 좋아하십니까? 저는 졸라 좋아합니다.
정식연재 웹툰은 물론이거니와 아마추어 웹툰도 여러작품 주목해서 보고있죠.
아, 오늘 얘기할건 아마추어 웹툰은 아니고, 꽤 오래된 웹툰 작가인 강도하의 '발광하는 현대사'입니다.
그중에서도 13화!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er/16400


사실 강도하작가가 이전부터 섹슈얼한 느낌을 잘 냈었죠.
개인적으로는 이번 13화가 그 중에서도 가장 크다고 생각됩니다.
그야말로 무릎을 칠 정도로 성적 긴장감을 잘 낸 장면이 있었거든요.


주인공이자 카페의 VVIP단골 현대, 그리고 카페의 새로운 알바생
이 둘은 아무도 없는 카페에 단 둘이서 있죠. 그리고 여차저차해서 라면을 끓여먹습니다.

문을 잠그고 라면을 먹는게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스릴이 있다는 알바생


사실, 그렇지 않습니까.

'라면 먹고 갈래?'

로 대표되는 라면의 성적 상징성.
섹스 좋아하는 현대와 섹시한 알바생 단 둘이 있는 문잠긴 카페,
알바생이 말하는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스릴.
여기서 우리는 성적긴장감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물론 성적긴장감은 알바생의 엉덩이가 나오는 장면부터 시작되긴 합니다만)

라면을 다 먹고 난 후에는 둘의 대화가 이어집니다.

라면에 청량 괜히 넣었나? 몸에서 불 나지 않아요?

정말 안 더워요?

아 몰라. 더운데 벗을래.


그리고 그녀는 정말 벗습니다. 심드렁하게 대화를 이어가던 현대는 깜짝 놀라죠.
물론 안에는 속옷이나 맨몸이 있는건 아니고 가슴에 스마일이 그려져있는 탱크탑이 있죠.
작품 내에서 현대의 태도-연애가 곧 섹스라고 하는 태도-를 계속 보아온 독자라면
라면-더위-탱크탑으로 이어지는 3단콤보에 성적 긴장감은 폭발 직전이 되고 13화가 끝이 납니다.
독자로서는 어쩔 수 없이 다음화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을 기대하고 또 기다릴 수밖에 없죠.


혹자는 이 만화에 정치적인 현대사의 의미를 부여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작가의 성적 포장능력이 너무 대단해서 다른 생각조차 나지를 않네요.
어쩌면 사람들이 풀이하는 것처럼 '현대', '민중', '민주'의 사전적 의미가 의인화된 것일수도 있겠지만요.


어쨌거나 이번 화의 연출이 너무나도 탁월했다는 얘기입니다.
왠만한 스릴러를 뛰어넘는 성적 긴장감이었다고나 할까요?


브이에서 스마일, 그리고 셔츠를 벗은 알바생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장면.
사실 스마일은 처음에 보면 이게 뭐지 하고 지나가고,
컬러로 채색된 알바생을 보고 팽창한 성적 긴장감을 안고 다시 스크롤을 올려 스마일을 보면

아-

하는 탄식이 나옵니다. 하, 거 연출 참 죽여줍디다.
다음화에서는 또 어떻게 풀어낼지 한번 기대해봅시다.





70년 전통의 엔터테인먼트 외길 마블, '어벤저스'로 우뚝 서다



어벤져스 (2012)

The Avengers 
8.2
감독
조스 훼든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헴스워스, 마크 러팔로, 크리스 에반스, 스칼렛 요한슨
정보
액션 | 미국 | 142 분 | 2012-04-26
글쓴이 평점  

어벤저스 보고왔습니다. 3D로 한번 2D로 또 한번! 여튼간에,

때릴때 때려주고 맞을때 맞아주며 웃길때 웃겨주는 그런 영화더군요


김성모 화백님 존경합니다...


어쨌거나 재미있기는 진짜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리뷰를 쓸까 했는데 아 재미있단 얘기는 여기저기서 이미 다 해버렸네요? 그래서 걍 재미있단 얘기는 적당히 하고, 보면서 생각났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원래 이런 매니악한 주제들은 파고 들어갈수록 깨알 같은 재미가 있으니까요. 제가 내공이 좀 부족해서 잘 풀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여튼 어벤저스 썰, 시작해봅시다.



1. 걱정과 불안을 단박에 잠심시킨 마블 엔터테인먼트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일제강점기가 시작되던 1939년(참고 : 위키백과 1939년 항목),
이역만리 미쿡 땅에서는 '타임리 코믹스'라는 회사가 설립됩니다.
그리고 이 회사는 후에 이름을 바꾸게 됩니다. '마블 코믹스'로 말입니다.

여기서 중요한건 마블이 타임리 코믹스였고 61년에 마블로 바뀌었고 디즈니가 샀고 히어로를 살렸다가 죽였다가 묵사발을 만들었다가 능력치 상향조정을 했다가 다시 하향했다가 하는 그런 짜잘한 것들이 아닙니다. 그것 보다는 1939년부터 시작해 2012년이 되도록, 70년이 넘도록 슈퍼히어로 코믹스를 다뤄왔다는 겁니다. 70년이면 한 사람의 평생이 담길 정도의 시간이죠. 대단하지 않습니까?

여기서 잠깐, 다른 얘기를 좀 해볼까요?

개봉일 순입니다


마블의 어벤저스 영화 프로젝트는 수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기대를 받았습니다. 아이언맨 같은 경우야 그야말로 폭발적인 흥행을 보여줬지만 사실 '인크레더블 헐크'나 '토르', '퍼스트 어벤저'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폭발적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웠고, 그냥저냥 볼만한 유료 예고편 취급을 당했으니까요. 거기에 더해서 굵직굵직한 슈퍼히어로들을 2시간 남짓하는 영화에 꾸겨넣는다는건 그만큼 실패 위험도 큰 프로젝트가 아니겠습니까? 니가보고 내가보고 여러분 모두가 보기에도 말이죠.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했죠.


'야 그래 니네 그렇게 해서 영화 얼마나 잘 만드나 보자'


뭐 사실 저도 비슷하게 생각했었습니다. 야 이거 어벤저스 뭔가 의무감으로 보긴 봐야겠는데 난 어떻게든 재미있게 볼 수 있을것 같은데 왠지 크게 망할것만 같은 예감과 냄새와 느낌이 솔솔 나네 뭐 그런 생각이었죠.

그리고 영화가 개봉하고...


'존나 쩌는데?'


그렇습니다. 폭발하는 재미! 그동안 돈내고 예고편을 보게 만든 마블을 수많은 사람들이 용서하게 됩니다. 물론 그 중에는 저도 포함이 되어있구요. 정말 할수만 있다면 스파이더맨 판권을 소니로부터 사들여서 마블 엔터테인먼트에 기부하고 싶더군요. 뭐 어쨌거나,


그럼 다시 70년 역사의 마블 코믹스 이야기로 돌아와서...
마블이 긴 시간동안 인물 중심의 슈퍼히어로 코믹스를 만들면서 계속해서 인기를 끌었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어떤 '시리즈 이야기'를 다루는데 전문적이라는 얘깁니다. 일반적인 이야기와는 다르죠. 시리즈라는건 어떤 중심인물이 계속해서 해먹는 이야기니까요. 거기에 덧붙여서 마블은 이 시리즈들을 통합해서 보여주는데도 성공합니다. 그 유명한 '시빌워(참조 : 엔하위키 시빌워 항목)'같은 이야기들을 통해서 말이죠. 

여러 히어로 힘들게 만든 시발...아니 시빌워


물론 영화와 만화는 그 화법 자체가 매우 다릅니다. 하지만 마블은 이야기를 장기적으로 끌어가는 방법을 알았고, 사람들의 걱정을 환호와 기대로 바꿀 수 있었죠. 뭐 어벤저스가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면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길수도 있겠네요.



2. 그래서 이제 뭐가 어떻게 되는거야? - 시빌워 떡밥


바로 위에서도 얘기했던 시빌워.

시빌워는 마블 코믹스에서 굉장히 큰 이슈가 됐던 작품입니다. 사람들을 지키던 슈퍼히어로들이 두 패로 나뉘어서 치고박고 싸우는 이야기였으니까요. 그래서일까요? 마블코믹스의 팬이자 어벤저스를 보고 온 사람들로부터 어쩌면 어벤저스 영화의 지향점이 시빌워일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사실 분량으로 따지면 영화화 하기에도 적당해보이고 말이죠.

진짜 박터지게 싸웁니다.


아마도 당장에는 시빌워가 진행되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영화 말미에 살짝 나와서 어벤저스2에 대한 떡밥을 던져주신 '그 분'도 있을 뿐더러, 시빌워같은 대형 이벤트는 지금보다 더 많은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테니까요. 하지만 어벤저스를 통해서 뚝심을 보여준 마블이라면 분명히 뭔가 크게 보여주기는 할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다른 캐릭터들을 영화화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또 그때마다 새로운 악당(보통 빌런이라고 하죠)을 보여줄테니까요.

영화 어벤저스는 참 독특한 시리즈물입니다. 영화 한편 한편이 공개될때마다 충실한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판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를 쌓게 하니까요. 아마 마블 엔터테인먼트가 도산하지 않는 이상 10년이 걸리든 20년이 걸리든 계속해서 영화를 만들것이고 어느날 갑자기 어벤저스마저도 예고편처럼 느껴질 그런 대형 이슈를 만들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닐테지만, 한번 해냈으니 다음번도 있겠죠. 뭐든 처음이 어려운거 아니겠습니까.



3. 그리고 그 외 이야기들

(1) 그런데 이런 매니악한 컨텐츠의 영화가 나올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여러모로 자막이 아쉽더군요. 첼리스트를 첼로리스트(...)로 표기한것도 웃기고(사람들이 첼리스트라는 단어를 모를것 같으면 첼로연주자라고 표기하면 될텐데), 사소한거지만 '테서렉트'를 '큐브'라고 표시한것도 거슬렸죠. 물론 원래 명칭이 코스믹큐브라고는 한다지만, 영화 인물들이 계속 테서렉트 테서렉트 하는데 자막에 큐브라고 써있는건 뭔가 몰입감을 해치지는 않았을까 싶었거든요.

여담이지만 영화에 테서렉트와 아이언맨의 아크원자로의 연관성을 암시하는 장면이 몇몇 있습니다.
문제는 아이언맨도 봐야되고 퍼스트어벤저도 봐야한다는거? 알면 알수록 재미있어지죠.


그 외에도 블랙위도우가 스파이짓을 하기 위해서 일부러 잡혀있을때 나오는 대사 자막중에 '나, 정말 예뻐?'하는 대목이 있는데, 이게 러시아어로 말하는 장면이라 밑에 영어자막도 같이 뜹니다.

'You really think I'm pretty?'

이건 그냥 번역하나 맥락을 따져서 번역하나 '정말 내가 예쁘다고 생각해?'라고 해석해야 할 것 같은데...여튼 자막 참 이상하더군요. 아무래도 나중에 이쪽 오타쿠분이 따로 개인적으로 만드시는 자막을 참조해서 한번 더 봐야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영화속 깨알같은 재미들을 발견하지 싶어서 말이죠.

(2) 솔직히 말하면 영화를 보고 굉장히 감동했습니다. 어렸을때부터 이런 영화를 기대하고 있었지만 제가 한 30대나 40대 되어서야 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20대 후반에 이런 영화를 보다니...눈물이 다 날 것 같더군요. 그래서 3D로 보고 2D로 또 한번 보고 나중에 DVD로 한번 더 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번 기회를 통해 마블코믹스가 더 정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ㅎㅎ

(3) 영화에서의 닉 퓨리는 사무엘 잭슨이 맡고 있죠. 그런데 원래 코믹스판의 닉 퓨리는 백인입니다. 근데 뭐 인종이 바뀌었다곤 해도 그 카리스마 자체는 크게 상하지 않아서 별 상관은 없었죠. 그런데 인종비율을 맞추려고 했던건지 닉 퓨리의 부관인 마리아 힐이 백인 배우더군요. 코믹스판에서는 흑인(피부색이 좀 애매하긴 하다만...)이거든요. 뭐 근데 마리아 힐 배역을 맡은 코비 스멀더스도 잘 어울려서 크게 신경쓰이진 않더랍니다. 아 그리고 영화만 보시던 분은 마리아 힐이 하는 것도 없으면서 뭐 이렇게 자꾸 얼굴을 들이미나...하실텐데, 이 친구 중요한 친구입니다. 할 일도 많고...

난 그래도 콜슨이 좋더라.



마블의 세계관은 굉장히 방대합니다. 그리고 한개가 아니라 여러개가 있죠(...) 그래서 각각의 세계관을 유니버스라고 부릅니다. 영화판의 경우에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고 불리죠. 당연한 이야기지만 아마 시빌워가 영화화된다고 하더라도 코믹스판과는 달라지지 않을까 합니다. 하긴 뭐 설정 비틀어지는거야 굳이 영화가 아니더라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죠. 외려 별개의 세계관이 만들어진 것이 다행이 아닐까 합니다. 어쨌거나 마블 엔터테인먼트가 이 스크린으로 옮겨온 슈퍼히어로들을 제대로 만들겠다는 선언이라고 볼 수 있으니까 말이죠.


그러니까 여러분, 어벤저스 꼭봐라 두번봐라 세번봐라.


근데 저 위에 배역 글자 폰트 되게 촌스럽지 않냐.




건축학개론, 약속된 첫사랑의 판타지





건축학개론 (2012)

 8.6
감독
이용주
출연
엄태웅한가인이제훈수지조정석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한국 | 118 분 | 2012-03-22



1. 건축학개론 보고 왔습니다. 뭐랄까, '풋풋한' 첫사랑에 대한 판타지를 오밀조밀 잘 모아서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 같더군요. 그러니까 이게 잘 생각해보면 참 진부한 이야기들인데 그걸 어떻게 쪼물쪼물 잘 만져서 진부하지 않게, 어쩌면 참신하게 만들었달까? 뭐 참신하다기보단 재미있지만 말입니다. 어쨌거나 여자주인공 '서연'은 그야말로 '첫사랑 판타지'의 재현이죠. 피아노를 치는 아름다운 음대 여학생, 우연히 같은 수업을 듣고, 우연히 얼마전에 남자주인공의 동네에 이사를 왔고, 같은 버스를 타고 등교를 하며, 같이 듣는 수업의 과제를 하다 친해지는 식의...게다가 친해지고 나서 생겨나는 일들도 '첫사랑'스러운 것들입니다. 어쩌면 첫사랑 클리셰라고 부르는것도 무방하겠네요. 여튼 첫사랑에 눈물 흘려본 성인남자라면 적어도 한 장면 정도는 아련하게 공감이 갈거에요.


2. 뭐 이런저런 자잘한 클리셰들이 합쳐져서 판타지를 만들기도 하지만, 사실 이 판타지를 완성하는 요인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일단 첫번째로는 바로 '스무살, 대학에서 만난 인연'이라는겁니다. 다들 중고등학교때 그런 얘기 많이 듣잖아요. '대학만 가면 예쁜 여자친구 / 잘생긴 남자친구 생긴다'같은 이야기. 물론 그냥 좋은 대학 가라고 하는 이야기지만 말이지만, 이게 속든 안속든 대학에 가면서 누구라도 이상적인 사람과의 만남을 꿈꾸게 되니까요. 실제로는 만남 자체가 없을 수도 있고, 만나고 연애를 할수도 있고 못할수도 있고 그렇지만 누구라도 꿈꾸는 인연. 이거야말로 영화 '건축학개론'이 첫사랑 판타지가 되게 하는 중심축이라 이거죠.


3. 그리고 또 하나, 판타지의 중심축에는 바로 수지가 있습니다. 수지, 오 수지!


아 이게 아닌가...


수지, 곱네요


사실 서연역에는 수지 말고 한명이 더 있죠. 현재를 담당하는 한가인 말입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한가인으로는 '풋풋한' 첫사랑의 판타지를 만들 수가 없습니다. 미모가 워낙에 비현실적이잖아요. 조각같은 외모가 어떻게 풋풋하겠냐 이 말이죠. 모름지기 스무살에 대학에 가서 만나게 되는 이상형이라면 뭔가 순수한 느낌도 있어야 될 것 같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수지는 아이돌이긴 하지만 괜찮은 한 수 였죠. 수지의 외모를 보자 하면...이쁘네요. 굉장히 이쁜데, 이상하게도 왠지 잘 찾아보면 주변 어딘가에 있을것만 같은 그런 친숙함, 친밀감이 있단 말입니다. 아 저도 알고 있습니다. 잘 찾아봐도 주변에 수지같은 여자는 없다는 것을...하지만 골자는 이거에요. 한가인의 미모는 어딘가 비현실적인 면이 있다면, 수지의 미모는 현실에 안착해 있다는거죠. 게다가 나이도 어리니 '스무살에 만났던 첫사랑'으로 얼마나 적당합니까? 


4. 앞에서 죽- 첫사랑 판타지 이야기를 하기는 했습니다만, 아쉬운 면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 '판타지'가 전적으로 남성중심이라는거죠. 남자들한테는 지나간 첫사랑의 추억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될 수 있지만 여자들한테는 글쎄요...제가 여자가 아니라서 잘 모르긴 해도 딱히 첫사랑의 추억을 자극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남성과 여성의 판타지가 같을 수가 없으니 어쩔 수 없었겠지만요.


5. 그래서인지 몰라도, 첫사랑 외에 다른 양념을 쳐놨더군요. 그것도 아주 맛깔나는 양념 말입니다.


영화가 끝나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재수생 친구 '납뜩이'


바로 승민의 연애코치가 되어주는 친구 '납뜩이'죠. 비범한 패션감각에서부터 시작해서 연애상담하는 모습, 승민의 슬픔에 공감해주며 위로해주는 모습 하나하나까지 뭐하나 버릴게 없는 모습을 보여주더랍니다. 특히 '키스'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이 친구가 없었다면 건축학개론은 뭔가 심심한 영화가 되어버렸을 겁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현재시점에서도 한번 나와줬으면 했는데 아쉽더군요.


6. 요는 이겁니다. 사실 '건축학개론'은 이야기 자체로 봤을때는 뭐 엄청 새롭고 이런게 없어요. 오히려 드라마 쪽의 낡은 이야기들을 끄집어냈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이 낣은 이야기들을 다시 잘 닦아서 영화적으로다가 이리저리 배치를 한거죠. 그랬더니 아주, 진짜 괜찮은 물건이 나온거구요. 아마 드라마로 썼으면 이렇게까지 재미있지는 않았을거에요. 영화라서 다행입니다.


7. 그러고보니 어린 승민역의 이제훈, 저는 맨 처음에 김수현으로 착가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응? 저 친구 이름이 이제훈이었나?' 했는데...그냥 제가 헷갈린거더군요. 근데 눈매가 왠지 류승범같지 않나요? 물론 이제훈이 더 잘생겼고 류승범이 더 멋있지만.




8. 영화를 서울극장에서 봤습니다. 처음 가본건데 되게 좋더군요. 마치 옛날영화에 나오는 구식 극장이랄까...상영관은 복층구조로 되어있고, 스크린도 크고 뭔가 공연도 할 수 있을것 같은 무대도 있구요. 앞으로 다른 멀티플렉스 영화관(CGV, 메가박스 등등...)에서는 이런 만족을 못느끼지 싶습니다.


9. 여튼 재미있습니다 건축학개론. 누가 봐도 좋을 영화구요.


10. 아...심히 외로우신 분은 안보는게 좋을거에요. 멘탈붕괴를 경험할겁니다.







조금 늦었지만 그래도 좋아 - 안드로이드 크롬 베타

얼마전인가, 안드로이드용 크롬 브라우저가 베타버전으로 나왔다고 하더군요. 안드로이드 대중화에 비해선 뭐 굉장히 늦은 것 같은데...뭐 구글도 구글 나름의 사정이란게 있었겠죠. 내 알바는 아니지만:(

그런데 보니까 아 이게 안드로이드 아이스크림 샌드위치(ICS)에서만 돌아간다네요? 하지만 상관 없어요 어차피 전 갤럭시 넥서스니까요! 여러분 어차피 스마트폰은 중급기 이상 하드웨어는 다 거기서 거깁니다. OS 버젼만 빨리 올라가면 장땡이에요. 아니면 생긴게 맘에 드는걸 사던가...ㅋㅋ 여튼 바로 다운로드 들어가죠.


- 프로요나 진저브레드면 검색하지 마세요 어차피 안나와요. 뭐? 이클레어? 아직도 그런게 있나? -


여튼 마켓에서 검색하니 바로 나오는군요. 다운을 받아 설치를 한후 실행을 하면,




크롬 사용 약관 동의를 하고 PC나 다른 기기와의 동기화를 위한 계정 로그인을 거친후(이건 꼭 하세요. 크롬 쓰는 이유의 3~40%정도는 동기화 기능에 있거든요 ㅋㅋ) 친절한 주소창과 탭 버튼 설명을 지나 밑을 보면 계정 동기화 설정을 확인할 수 있는 화면으로 이동할 수 있게 배려를 해주고 있죠. 뭐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이지만, 특정 동기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들어가서 꺼주시면 됩니다. 네, 바로 위에 나와있는 좌측 하단의 그 화면이요. 

자 이제, 설치도 초기 과정도 지났으니 어디 한 번 둘러보죠.




맨 처음 빈 탭을 열면 하단에 세가지 선택 메뉴를 볼 수 있습니다. 맨 왼쪽에는 근래 자주 방문한 사이트를 보여줍니다. PC용 크롬과 동일하죠. 제가 스크린샷을 뜰 때는 나와있지 않았지만, 원래대로라면 최근에 닫은 탭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오른쪽. 북마크를 볼 수 있는데요, 동기화를 통해 다른 기기의 북마크를 볼 수 있죠. 저같은 경우에는 데스크탑 북마크가 PC에서 쓰던 크롬의 북마크바이고, 기타 북마크는 PC크롬의 기타 북마크, 모바일 북마크는 그냥 폰에 저장되어있는 북마크입니다. 그리고 맨 왼쪽이 제일 중요한데요, 다른 기기에서 열어놨던 창들을 동기화시켜서 폰에서도 접근할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스크린샷의 SPRM-PC가 제가 쓰는 PC의 이름이거든요. 저 스크린샷 찍기 한 4시간전에 창을 닫았다는걸 알 수 있죠 ㅋㅋ 솔직히 이 기능이면 종래의 어플 '크롬 투 폰'은 그냥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 같습니다 ㅋㅋ

뭐랄까, 요즘의 안드로이드는 초기에 비하면 왠지 애니메이션도 많이 들어가고 나름 깔끔해진게...iOS를 의식하면서 성장해간다는 느낌입니다. 아직 따라가려면 갈 길이 바쁜 것 같지만...여튼 그런 느낌이 드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탭 전환 창입니다.




일단 탭을 세개를 띄워놨는데, 기본적으로는 왼쪽의 화면이 떠 있죠. 각 탭이 무슨 페이지인지도 미리 볼 수 있구요. 저 중에 전환할 탭을 골라서 터치를 하면 그 탭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물론 탭이 여러개일때는 이게 각각 무슨 탭인지 보기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터치한 상태로 위아래로 끌어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땡기면 가운데랑 오른쪽 이미지처럼 살짝 기울여지죠. 뭐 중요한건 아니지만 나름 소소한 재미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탭 전환 화면에서는 각 탭을 닫을 수도 있는데요, 탭을 터치한 상태로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밀어내면 캡처이미지에 나온 것처럼 각 방향으로 투명해지면서 사라집니다. 그냥 탭 좌측 상단에 달린 X 표시를 눌러서 닫을 수도 있죠. 그럴 경우에는 오른쪽으로 사라지더군요. 근데 탭을 오갈 때 마다 탭 버튼 누르고 뭐 있나 본 다음에 터치하고 이러는게 좀 불편할수도 있죠? 크롬 개발팀도 그런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그냥 웹브라우저 화면에서 화면의 좌측이나 우측 끄트머리를 터치하고, 그 상태로 반대쪽으로 밀면 다음 탭으로 이동이 가능하더군요. 그 와중에 탭 이름과 테두리가 투명했다가 점점 선명해지면서 나오는게 이런것 까지 신경을 썼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주소창에 입력하려고 터치를 하면 이런식으로 하이라이트가 되더군요. 왼쪽엔 검색을 위한 음성입력 버튼도 있구요. 이런 식으로 깨알 같은 효과를 많이 심어놓았습니다. 뭐랄까 그래픽 효과의 적절함과 과함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느낌이지만 아직까진 적정선을 지키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크롬은 역시 크롬이죠. 시크릿 탭 기능도 고대로 가져왔더군요. 저야 혼자 사는 독신남이기 때문에 인터넷을 비밀스럽게(...) 이용할 일은 잘 없지만, 핸드폰이야 가지고 다니다 보면 이 사람, 저 사람 손이 타지 않겠습니까? 외려 PC용 크롬의 시크릿 탭보다 안드로이드 크롬의 시크릿 탭 기능이 더 반갑더군요. 시크릿 탭을 보면 일반 탭과는 달리 주소창 주변 부분이 어두운 청색의 느낌이죠. 빈 탭 하단의 아이콘들도 다른 느낌이구요. 그리고 탭 전환 버튼을 눌러보면 위의 캡처 이미지처럼 일단 탭과는 별개의 줄에 정렬이 되어 있습니다. 뭐랄까 PC용 크롬에서도 일반 탭과 시크릿 탭이 합쳐지지 않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군요. 뭐랄까 비밀은 다른 것들과는 별개로 보관해야한다 뭐 그런거 아닐까요...





그런데 안드로이드 크롬, 아직 베타버전이라서 그런건지 쓰다보니 문제점이 하나 발견됐네요. 바로 페이지에서 탐색 기능입니다. 주소 입력창 옆에 점 세개가 연달아 있는 아이콘을 누르면 '페이지에서 찾기...' 기능이 있는걸 보실 수 있는데요, 검색하면 현 웹페이지 스크롤 바 상에서 어느어느 부분에 찾는 문자열이 있는걸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기능이 영어에만 국한된다는 겁니다 -_-;; 가운데 캡처 이미지에서는 'aum'을 검색했고 또 해당 문자열이 하이라이트 된 것, 그리고 스크롤 바 상에서 어느 부분이 있는지를 볼 수 있죠? 그런데 맨 왼쪽 캡처 이미지를 보시면 제가 '아이'라는 문자열을 검색했는데 검색이 안되고 있죠. 뻔히 화면상에 '아이'라는 문자열이 보이는데도 말입니다.

아무래도 베타 버젼이라서 그런지 알파벳 문자가 아니면 검색이 안되는건가 봅니다. 혹여 다른 문자가 검색이 되는걸 확인하시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드로이드용 크롬, 그동안 안드로이드 기본 웹브라우저가 아쉬웠던 부분을 많이 상쇄시켜주네요. 크롬이 안정화된 후에는 이게 기본 브라우저로 탑재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다른 브라우저들은 어떡함...? 아, 그러고보니 이게 크롬OS랑은 어떤 식으로 호환이 되는지도 궁금하네요. 근데 저한테는 크롬북이 없잖아요? 아마 안될거야...흑흑.

그리고 또 그러고보니 크롬은 플래시 지원이 안됩니다. 결국 플래시는 잡스한테 버림 받더니 구글한테도 버림 받는군요. 뭔가 많이 아쉽긴 하지만 어쩌겠어요. HTML5가 대세인걸. 솔직히 플래시 넘 떡칠하면 촌스럽기도 하잖아요. 느리기도 하고.

이래저래 많이 늦게 나온 바람에 아쉬운 크롬. 그래도 쓰다보면 꽤 괜찮습니다. 뭐 문제라면 ICS 이상부터만 지원이 된다는 것 정도일까요. 정 쓰고싶으면 루팅해서 ICS를 올리는 수 밖에 없죠...


- 친절한 다운로드 링크 -

안드로이드 마켓 링크


- 친절한 소개 동영상 -


가미우동의 모듬 튀김은 2천원 아니고 2만원 - 홍대 가미우동

얼마전에 가미우동을 다녀왔습니다.

요즘 방학중이고 해서 저랑 여자친구랑 둘다 잉여인지라 약속잡기를 무슨 90년대 후반 하이텔 벙개 잡듯이 하고 그러는데요, 가미우동에 다녀온 이 날도 급하게 잡은 약속이었죠. 둘 다 집에서 가까운 홍대에서 만나기로 하고 만난 시간은 오후 여섯시. 제가 먼저 기다려서 자상한 남친의 미덕 '그녀가 내릴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기'를 실천하고 있었죠. 바람이 부는 바람에 날씨가 춥긴 했으나 홍대 버스정류장 벤치에는 열선이 심어져 마치 아스날 박주영이 데운 벤치(주영찡...ㅠㅠ) 저리가라 할 정도로 따듯했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이런게 보이더군요.


뭐...? 아이유 속눈썹?


아이유 이쁘죠. 물론 저도 사...아니 좋아합니다. 하앜하앜


어쨌거나 아이유 속눈썹 시술이라니, 왠지 제가 좋아하는 아이유가 국민미녀로 등극한 것만 같아서 아 기분이 막 좋고 뿌듯하고 그렇습니다. 지은아 오빠가 격하게 아낀다 지금처럼만 있어다고. ...아니 요즘 살 많이 뺐던데 좀 쪄도 되긴 하지만...ㅎ...ㅎㅎ...

어쨌거나 중요한건 이게 아니죠. 조금 기다리자니 여자친구가 왔고, 시간이 딱 저녁시간대라 맛있는 걸 먹기로 합니다. 뭘 먹을까..하다가 바람이 쓩쓩 부니 생각나는 따듯한 국물,
아...오늘은 가미우동에 가봐야겠구나. 뭐 이런 이야기 되겠습니다.


뭐 그런 이야기죠.
사진은 다음 웹툰 'ACES HIGH' 1기 2화 中 한 장면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er/4926


그동안 가미우동을 가려고 해도 늘어선 줄이 많거나, 가까이 있는 다른 맛있는게 생각나서 가거나 하는 식으로 가질 못했었는데 그 날은 처음부터 가미우동을 가자! 하고 줄도 늘어서 있질 않아서 다행히 입성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음식 먹으려고 기다리는게 싫어요...그거 말고도 맛있는거 많은데 왜 내가 기다려서 먹어야함?

여튼 앉아서 메뉴판을 봅니다. 이야, 메뉴가 생각보다 많군요. 우동만 파는 줄 알았더니 튀김세트도 팝니다. 합쳐서 세트메뉴도 팔아요. 여튼 가께우동과 붓가께우동(냉우동입니다)을 고르고 메뉴판 뒷면을 보니 따로 튀김을 주문 할 수 있군요. 뭘 먹어볼까 하는데 끄트머리에 있는 '모듬튀김'. 아 역시 다양한 맛을 먹어보려면 모듬튀김 아니겠어요? 가격은 보니 2천원밖에 안합니다. 그냥 조금씩 나오는 모양이구나 싶어서 이것도 같이 먹자 하고 주문을 합니다. 그러자 종업원이 당황하면서 하는 말이

모듬튀김은 양이 많을텐데 괜찮으시겠어요?

라고...한 3~4인분쯤 된다고 합니다. 물론 저야 2천원밖에 안하는게 3~4인분쯤 해봤자 얼마나 하겠어! 하는 생각에 괜찮다고 가져다달라고 하죠. 지금 돌이켜보면...그때 다시 생각해봤어야 했죠. 3~4인분이 2천원밖에 안할리가 없잖아요... 여튼 주문을 하고 기다리다가 메뉴판에 뭐 또 다른 메뉴가 없나 싶어서 뒤져보는데 아니 이건!!!


2천원이 아니죠 2만원


아 글쎄 모듬튀김이 2천원이 아니고 2만원이었군요. 당황해서 황급히 주방을 돌아보니 주방에서는 신나게 튀기고 있습디다...ㅋ...ㅋㅋ...에라, 모르겠다. 남으면 포장이라도 하면 되지! 하는 긍정 마인드로 무장을 합니다. 글구 제가 좀 돼지라서 잘 먹기도 함 ㅎㅎ

여튼 기다리고 있자니 주먹밥이 나옵니다. 깨와 멸치를 같이 뭉치고 위에 김가루를 뿌렸군요. 간이 세지 않아서 좋습니다. 샐러드도 같이 나오는데 일식 특유의 드레싱이군요. 개인적으로 이런 스타일의 드레싱을 더 좋아하는 편이라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기다리고 있자니 모듬 튀김이...웅장한...모습으로...등장을 합니다...ㅋ...이게 바로 제가 2천원으로 착각한 2만원짜리 모듬 튀김입니다.


위에서 세번째부터 오징어, 새우, 닭 튀김


와 이거 진짜 많아요. 솔직히 좋은 기름을 쓴건지 노리끼리한게 식욕 돋게 하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내용물은 오징어, 새우, 닭, 당근, 고구마, 그리고 하나 더 있던것 같은데 잘 기억은 안나요. 이중 제일 맛있는 것은 역시 닭튀김입니다. 살찌는 소리가 들려도 들리지 않을 만큼 맛이 있어요. 찍어먹으라고 간장도 주고 소금도 주는데 개인적으로는 소금에 후추가 섞여있어서 그런지 소금에 찍어먹는게 훨씬 맛있더군요. 어차피 국물도 있기 때문에, 느끼함을 무릅쓰고 포풍 흡입을 하려는 찰나, 우동이 나옵니다.


가께우동과 붓가께우동


가께우동은 그냥 보통 우동이군요. 그럭저럭 맛있습니다. 무엇보다도 4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 적절하네요. 커플 많은 시간대만 피하면 혼자 와서 먹기에도 부담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냉우동인 붓가께우동은 냉우동이라 그런지 면빨이 아주 쫄깃하더군요. 묘하게 중독성 있는 국물도 그렇고...솔직히 추천하라면 가께우동보단 붓가께우동입니다. 물론 따순 국물이 땡긴다면야 가께우동을 드셔야겠지만...어쨌거나 붓가께우동은 날이 더워지면 솔찮게 생각날 것 같습니다.


우동과 튀김을 같이 후룩후룩 먹다보니 양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금방 다 먹더군요. 원래 면같은건 안씹고 마시는 거 아닌가요...? 아님 말구. 튀김은 3조각 남겼는데 배가 불러서 라기보다는 느끼해서 다 못 먹겠더군요. 배가 부른것도 이유긴 하지만, 제가 워낙에 잘 먹는 체질이라...우동2 + 모듬튀김 이면 일반적인 먹성의 남성분 두 분이서 가면 배가 빵빵해질 정도의 양입니다. 참고하세요. 아니면 그냥 세트메뉴 시켜드셔도 되구요...ㅋ...

가게 내부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점원들도 적당히 친절하고, (우동)가격도 꽤 저렴한 편이라 어느 나이대의 사람이라도 즐길 수 있고 또 데이트 식당으로도 적당한 것 같습니다. 대신 내부가 매우 좁으니 소개팅 자리로는 비추네요. 아, 어차피 소개팅은 다들 파스타집에서 하니까 상관없나...? 여튼 꽤 괜찮은 집인것 같습니다. 자리만 있으면 저도 종종 들를 것 같네요.


- 문제의 메뉴판 -


저는 왜 20,ㅡ 를 2만원이 아닌 2천원으로 봤을까요?


- 친절한 위치 알림 -

http://dmaps.kr/99xb



움직임 없는 스파이 스릴러의 멋스러움 -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원래는 존 르 카레의 원작을 먼저 보고 영화를 보려고 했는데 (유통기한이 짧은)공짜 영화표의 행운이 생겨서 그냥 급하게 휘휘 가서 보고 왔습니다. 존 르 카레의 소설은 전에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를 본 적이 있었는데, 이야기도 그렇고 문장 자체도 좀 간결한 느낌이었죠. 물론 문장이 간결하다는 생각이 든 건 좀 불확실한게 번역판으로 본거니까...온전하게 알 수는 없잖아요 ㅋㅋ 어쨌든 꽤 재미있게 본 터라 소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랑 영화쪽 둘 다 주목하고 있었죠. 어쨌거나 연작이라고 하니...


 '추운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와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연속되는 이야기입니다. 본격적으로 이어지는건 아니고 등장인물간의 연계가 된달까...그리고 '죽은자에게서 걸려온 전화'라는 작품도 함께 나가는 이야기죠. 순서는 '죽은자...' -> '추운나라...' -> '팅커, 테일러...'순입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저도 순서대로 볼 걸 그랬군요.


영화자체는 좀 지루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중반에는 좀 딴생각도 나고 그랬거든요. 요즘 영화들을 장면전환 같은 것들이 빠르기 때문에 더더욱 그럴수도 있죠. 더군다나 '스파이 스릴러'라니, 왠지 그야말로 폼나는 액션이라도 보여줄 것 같지 않습니까? 추격전, 총격전, 육탄적 뭐 그런 것들 말입니다. 그런데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에는...아, 제목이 너무 길군요. TTSS라고 합시다. 여튼 TTSS는 그런 액션이 하나도 없습니다. 외려 주인공인 조지 스마일리(게리 올드만)는 중장년의 언저리에 있는, 육체적으로 후달리는 나이대를 보여주죠.



게리올드만, 아 이 양반 이때는 정말 날라다닐 것만 같았는데...



예전 모습을 생각하면 어떤 면에선 충격과 공포라고 할 수 있는, 그의 현재...물론 배역에 맞게 더 늙어보이게 한 것일수도 있겠습니다만 저 주름들은 ㅠㅠ


이야기는 뛰어다니는 것 보단 스마일리가 사건을 맡고 조사를 하면서 생겨나는 의식의 흐름과 그에 따른 과거회상을 따라가는 것을 택하죠. 주로 인물과 인물간의 대화, 그 와중에 나타나는 인물의 표정과 반응 뭐 그런 것들입니다. 누가 이중첩자인지 치열하게 생각하는거죠. 어쩌면 이 치열한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는걸 표현하려고 해서 영화를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은 이해가 안되면 앞장부터 글자 하나하나 차분하게 다시 읽으면 되지만, 영화는 그렇지 않으니까요. 미니 시리즈도 있다는데 그건 또 어떨지 모르겠지만...


정적이고, 또 그러다보니 좀 지루한 감이 있고, 따라가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는 반면에 장점이라 할 만한 이야기와 캐스팅은 조금 불투명하게 느껴지더군요. 그렇지만 한 가지 뚜렷한 장점이 있었으니, 정적으로 담아내는 그 화면과 낮게 깔리는 소리들이 묘한 멋스러움을 자아내는 거였죠.



영화 스틸컷들. 특히 저 방음벽으로 된 회의실 장면들이 좋더군요.
배우때문인지 저 방음벽 회의실 때문인지...?


이야기 자체가 인물 중심적으로 돌아가서 장면도 왠지 인물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감독이 인물을 잡아내는데 공을 들여낸건지 3번째와 마지막 사진같은 화면들이 자주 나오는 편입니다. 하지만 조금 살펴보면 인물의 주변에 있는 것들 - 장소 자체나 어떤 물건들이 배치되어 있는 것 - 이 '그럴듯한' 모양새를 갖추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죠. 적재적소에 자리한 물건들과 그 장소에 어울리는 인물들, 그리고 영화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조금 칙칙한 색감의 화면. 이런 것들이 모여서 어떤 하나의 '멋'을 연출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영화 초반에 뜨는 자막을 보니 제작참여에 원작자 존 르 카레도 있던데, 그가 이런 것들에 관여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는 실제 본인의 영국 정보국에서 스파이로 일했고 또 그 경험을 기반으로 소설을 썼다고도 하니까요.


TTSS는 저도 꽤 지루하게 보기는 했지만, 소장하고 싶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어떤 블록버스터같은 영화들에 으레 따라붙는 '재미의 폭발'은 없지만 언제고 꺼내서 다시 돌려보면서 곱씹고 싶은 느낌이랄까요. 아직 소설 원작을 읽어보지 않았지만 감독의 각색도 꽤 신경쓴 느낌이 있다고 하니...(듀나님의 평에 의하면 묘사되는 일들의 흐름의 순서 자체가 좀 바뀌었다고 합니다.) 뭐 그에 대한 판단을 원작을 읽어본 후에 얘기해보도록 하죠.


바로 이 책 말입니다.


여담1 : 영화관에서 봤는데 자막이 별로 안 와닿는 것 같더군요. 번역자분께서 수고해주시긴 했지만...뭐랄까 바른생활적인 번역이 느껴졌습니다.


여담2 : TTSS를 보는데, 간혹 갑자기 타짜가 생각나더군요. 타짜 후반에 고니가 혼자가 된 상황의 장면들이랄까...아니면 지하철 역에서 습격당할때의 모습이랄까. 왠지 그 씁쓸한 느낌의 화면들과 TTSS의 장면 몇군데가 비슷한 냄새 - 분위기? - 가 났는데...뭐 어디까지나 제 느낌일 뿐이죠.


아니..이렇게 보니 또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 이 장면 어디서 봤더라? - 영상검색의 새로운 방법, IMAGE2PLAY


아무리 컴퓨터가 생활속에 뿌리깊게 박힌다 하더라도, TV는 여전히 강력한 매체입니다. 드라마나 시트콤, 예능 등등 우리가 즐기는 많은 것들이 아직 TV에 종속되어있으니까요. 물론 TV를 통하지 않고 그냥 컴퓨터나 태블릿PC, 스마트폰을 통해서 보기도 하지만 말이죠. 여튼 그러다보니 인터넷을 하다보면 그런 TV방송 관련한 수많은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또 저같은 경우에는 TV가 없기도 하고 해서 그런 소식을 인터넷을 통해 많이 접하거든요.

그러다보면 '아 저거 어디서 본것 같은데...어디서 봤지?' 아니면 '저 장면은 어디서 나오는거지?'

뭐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겁니다. 보통의 경우라면야, 그냥 한참 찾아보다가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둘 중 하나죠. 사실 성공한다 하더라도 굉장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도 있구요. 그런데 그런 검색이 필요없는 서비스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IMAGE2PLAY(이미지투플레이)라는 서비스입니다.

IMAGE2PLAY에 의하면, 여러 방송사들과 협력하여 영상을 제공받고 그들만의 기술로 그 장면 하나하나를 색인작업을 거쳐 DB화를 한다...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엔지니어가 아니니까, 뭘 어떻게 알겠어요...ㅋ....

여튼간에 요즘 클로즈 베타테스트 중이고 또 신청을 할 수 있다길래 냉큼 신청했습니다. 그랬더니 몇일 후에 메일이 하나 오더군요.


- 올ㅋ- 


이거 혹시 신청하면 다 받아주는게 아닐까...뭐 그런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어쨌거나 위의 링크를 따라가면



이런 화면이 나옵니다. 이게 웹브라우저 플러그인 형식이라서 브라우저별로 다운로드 링크가 따로 주어지는군요. 저는 크롬을 쓰니까 크롬 버전 다운로드 버튼이 활성화가 됩니다. 뭐 이런 배려가 좋은거죠. 작지만 세심한 그런 배려. 좋습니다. 어쨌든 설치를 하면,



크롬 우상단 구석에 아이콘이 생깁니다. 참고로 파란색 삼각형입니다. 클릭을 해서 현재 브라우저에서 IMAGE2PLAY 기능을 켜고 끌 수가 있습니다. 참고로 익스플로러는 '도구->이미지투플레이 플러그인 설정'을 통해 켜고 끌 수가 있습니다. 여튼 설치를 하면 기본적으로 기능이 켜있는 상태죠. 그럼 뭐가 달라지는지 한번 볼까요?


- 네이트 뉴스 http://news.nate.com/view/20120203n05437?mid=e0100 -



- 블로그 '초효의 비밀 아지트' http://kezs.egloos.com/1993257 -


각각 위의 사진은 IMAGE2PLAY가 적용되지 않은 사진이고, 그 밑에는 적용된 사진입니다. 보면 사진의 우측 상단에 아까 플러그인 아이콘과 똑같은 파란색 삼각형이 있습니다. 저게 떠 있으면 IMAGE2PLAY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그러니까 IMAGE2PLAY가 색인작업을 한 동영상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한번 클릭을 해보죠.


- 올ㅋ -


동영상 플레이가 아주 잘 됩니다. 진짜 그장면이네여...물론 밑의 쇼생크탈출은 그 출처가 OCN이 아닐수도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게 중요한건 아니니까요 ㅋㅋ 그리고 저 위에 드라마 '해를 품은 달'같은 경우에는 이게 몇화인지, 방영한 날짜는 언제인지도 나오는군요. 좋은 검색이당...

여튼간에 영상은 1분씩 제공됩니다. 1분이면 이게 무슨 영상인지는 충분히 알 수 있으리라는 제작자의 판단이 아닐까 싶은데요, 혹시나 싶었는지 1분전, 1분후 영상도 제공을 해줍니다. 물론 1분씩이죠. 그러니까 합치면 3분? 이렇게 되겠군요. 이정도면 좀 짧은 뮤직비디오는 걍 보겠는데...물론 뮤직비디오는 그냥 유튜브로 보면 되겠군요 :p



방금 봤던 페이지의 제각각 1분전, 1분후 영상입니다. 마지막 영상같은 경우엔 1분후에 광고가 나오는걸 확인할 수 있죠(...) 물론 우측 하단의 피드백 보내기로 제대로 된 영상이 나오지 않는다고 제보할 순 있지만 뭐 이같은 경우엔 전혀 엉뚱한 영상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소기의 목적인 '이게 뭔 영상인지' 알 수 있었으니 내버려 두겠습니다. 이런걸로 영상 내용을 다 볼 순 없잖아여...어떤 잉여력 쩌는 사람이 3분 단위로 캡쳐해서 올리지는 않겠지...하지만 설마가 사람을 잡을수도 있겠군요 -_-;;;

여튼간에 IMAGE2PLAY. 확실히 신기한 서비스입니다. 아니 정말 그 영상들은 어떻게 다 색인질을 했지...싶을 정도로 놀랍죠. 저번에 구글 이미지 검색을 봤을때의 센세이션이 더 확대되서 나타난 기분이랄까... 언젠가는 꼭 영상에 나오는 화면을 캡쳐하지 않더라도 관련 영상을 검색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거는 IMAGE2PLAY의 시연영상이군요. 저도 이거 보고 혹해서 베타테스트를 신청한거죠.

여튼간에 여러분의 인터넷 사용시간을 한결 더 늘려줄(...) 효과적인 서비스, IMAGE2PLAY입니다. 궁금하시다면 직접 해보시는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링크는 바로 >여기< 입니다. 여러분도 한번


- 써보세요! -


- 끗 -


치킨집 심은데는 치킨집이 납니다 - 명지대 프라이어 치킨

아는 분은 알고 모르는 분은 모릅니다.
제가 명지대생이라는 사실 말이죠.
명지대 서울캠퍼스에 다니는데, 여긴 말이죠...뭔가 일반적인 대학가랑은 좀 궤를 달리하는 곳입니다.
걍 동네같달까요. 학교도 작아서 진짜 동네같습니다. 뭐 신입생들은 실망을 하겠지요.
근데 자취하면서 살다보면 정도 들고 여러모로 편의시설 있을건 다 있어서 되게 편한 동네가 됩니다.
여튼간에 2005년부터 군대빼고 약 만 5년을 지냈는데, 밥집 술집 절반 이상은 다 가본 것 같더군요.
참 많은 집이 사라지고 또 생겨났습니다. 그 중에는 참 아쉬운 가게도 많았어요.
'오타쿠 치킨'도 그런 집이었습니다.
참 맛있었는데, 옆에 먼저 생긴 파닭집때문에 잘 안되서 결국 1달? 2달? 전에 망했어요.
해서 굉장히 아쉬웠는데, 몇일전부터 뚝딱뚝딱하더니 '프라이어 치킨'이라는 곳이 되었습니다.

아끼던 집이 사라지고 생긴게 또 다른 치킨집이라니, 왠지 기분이 썩 좋진 않았죠.
그래도 난 객관적인 맛집 블로거니깐...ㅋ...계속 방문할 기회를 노리다가 드디어 다녀왔습니다.
함께 동문수학하는 사이인 동기 신모군과 함께 말이죠.
아 그전에,



참고로 (구)오타쿠치킨 그리고 프라이어 치킨의 위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자세히 보면 구글지도가 오타쿠치킨을 기억하며 애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군요.
비록 치킨오타쿠라고 써있지만...ㅠㅠ 오타쿠치킨찡....ㅠㅠㅠ

여튼 이곳이 바로 브랜 뉴!! 프라이어 치킨임미다.



번쩍번쩍합니다. 참고로 왼편의 고기집 생고기가 꽤 맛있음.
자 드디어 입성! 근데 이상하게 내부 인테리어가 이전과 똑같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폴라로이드 사진이 걸려있는데 이거 예전에 오타쿠치킨 사장님이 걸어놓은거...
인테리어가 TV 없어진거 빼고는 바뀐게 없군요 ㅡㅡ;;


- 메뉴판 -


메뉴판도 바뀐게 거의 없군요. 이전과 동일한 메뉴들입니다.
다만, 또띠아 피자 3종류와 매운양념치킨, 하단에 *추가메뉴*가 새롭게 등장했군요.
그리고 예전에 오타쿠 치킨에서는 먹을수 있었던 2마리 세트가 사라졌습니다.
그러고보니 양파닭도 없네, 그거 진짜 걸작이었는데.
여기까지는 인상이 별로 좋지 못해요. 우리 오타쿠치킨 사장님 몰아내고 짝퉁이 등장한 것 같은 느낌.
하지만...




사장님이 갑자기 샐러드를 가져다 주십니다.
메뉴판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거 5천원에 파는 건데(물론 따로 시키면 더 크게 나올지는 모를 일입니다) 주신겁니다.
읭...? 서비스인가...?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치킨 시키면 주는거랍니다. 우오? 좋군?
드레싱과 스타일은 걍 홈메이드 샐러드인데, 채소가 다양하게 들어있고 아몬드도 들어있어서
식감이 꽤나 훌륭합니다. 여튼 여기서 플러스 점수. 치킨은 오타쿠치킨이었을 때 자주 먹던 순살간장양념을 시킵니다.
또띠아 피자가 있는것도 신기해서 그것도 시킵니다.



치...칰니...치킨...치킨이군요.
그런데 놀랍습니다. 뭐랄까, 오타쿠의 간장양념치킨이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랄까...?
사실 그 전에 있던 오타쿠치킨은 튀김옷이 좀 과하게 남아도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곳의 튀김옷은 딱 있을만큼만 있군요.
물론 튀김옷 부스러기가 조금 있긴 한데, 치킨 씹으려고 씹었다가 속는 그런 정도는 아닙니다.
그리고 간장 양념. 이전에는 양념이 좀 덜 버무려지고 그릇에 묻어있을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간장양념을 골고루 버무린 후에 그릇에 담는 모양입니다.
각 조각마다 간장양념이 잘 묻어있고, 그릇은 깔끔해 보기에도 좋네요.

이...이정도면 치킨은 합격점.
다음으로는 또띠아 피자를 좀 보죠.




으잉? 이번엔 감자튀김을 주시는군요. 이것도 앞의 샐러드와 비슷한 경우인듯 합니다.
뭐 피자는 그렇게 크게 할 얘기는 없고, 딱 홈메이드 수준입니다. 하지만 맛있는 홈메이드랄까...
가격이 7,000원으로 저렴한 것을 생각하면 돈이 아깝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7,000원이 비싸다구요? 이보쇼 여긴 식사하는 곳이 아니라 술집이라고!
배가 고프면 감자튀김이나 드시지!

여튼 그게 문제가 아니고, 제가 주목한 것은 다른데 있었습니다.



바로 요 피클입니다 피클.
색상이 그냥 파는 것을 담아낸 느낌이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먹었는데
맛이 직접 담근 맛이더군요. 읭? 하고 다시 보니 절단면이 깔끔한게 마트에 파는 그게 아닙니다.
오이 꼭다리도 있는걸 보니 확실히 집에서 담근 피클로 내오시는 것 같습니다.
샐러드도 그렇고, 이런 소소한 곳에서 또 포인트를 얻어가네요. 여튼 맛있어서 자꾸 집어먹었습니다.
자취생은 이런 홈메이드풍의 음식도 좋아하니까요...아니, 누군들 싫어할까?

여튼 처음에는 좀 못마땅한 느낌으로 들어갔는데 이래저래 먹다보니 괜찮네요.
오타쿠치킨 사장님이야 안타깝지만(...) 사는게 다 그렇죠.

아직 개업한지 몇 일 안되서 손님이 대부분 지인들로 구성된 것 같았습니다.
지금이야 개업한지 얼마 안되서 지인으로 꽉꽉 차겠지만, 앞으로는 어떨지...사실 거기 자리가 별로거든요.
여튼 프라이어 치킨. 오타쿠 치킨처럼 허망하게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수정]'사회적기업 블로거'를 모집한다고 합니다.

http://blog.naver.com/se365company/50129915465 <--알아보기



그렇다고 합니다. 사회적기업이란건 뭐랄까...사회에 도움을 주기 위한 뭐 그런 개념이 아닐까 싶어요. 솔직히 상품들도 탐나고 5만원 상품권도 탐나서 신청하긴 하는데 하루 몇명 들어오지도 않는 블로그를 선정해주진 않겠지....그래도 혹시 모르니 신청해볼까여??? 리뷰는 제법 성의있게 할 수 있는데...ㅋ...ㅋㅋ...

담백한 비극의 그래픽 노블 - 홍콩안마시술소

우리나라 출판만화 시장이 개판이 나고, 이대로 이 나라의 만화는 끝인가 싶었다.
근데 어느새 보니 웹툰 시장이 흥하고 출판만화까지 차지하는 일이 생겼다.
출판만화시장이 완전히 사라진건 아니지만, 어느새 국내 만화계의 주요조류는 웹툰으로 넘어온 듯 하다.

그러다보니 웹툰 작가 지망생들도 많이 늘어나고, 수준 높은 아마추어 작품들 또한 많이 나오고 있다.
오늘 얘기할 성준 작가의 '홍콩안마시술소'는 그런 뛰어난 작품들 중에 하나다.
작가의 개성 또한 뚜렷하게 드러나는데, 그 개성이 무엇인고 하니 바로 소설적 묘사로 인해 나타나는 뛰어난 이야기 몰입도다.

- 홍콩안마시술소 1화 中 -

우리는 흔히 동그란 말풍선이 칸 곳곳을 차지하는 만화에 익숙하다.
이런 말풍선 구조의 경우에 일반적으로 등장인물은 칸 하나에 대사 하나 치는 식으로 묘사가 된다.
하지만 홍콩안마시술소의 경우에는 등장인물이 주고받는 대사가 수직으로 떨어지며 각자 할당된 공간을 차지한다.
그러면서 이야기의 흐름과 대사를 말하는 인물이 누구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특히 웹툰같은 경우에는 위에서 아래로 죽죽 스크롤해 내려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야기 몰입도가 올라간다.
생각해보면 출판이 된다 하더라도 이런 점은 장점으로 작용할 것 같기는 하다.

- 홍콩안마시술소 5 & 6화 中 -

매 화 끝마다 주인공 '정민'의 독백과 삽화(?)로 마무리가 된다.
여기서 삽화도 어떤 여운과 소설적 느낌을 내는데 많은 작용을 하지만,
'정민'의 독백들이 앞 뒤 내용을 연결하며 감정이입에 도움을 준다.
5화에서 정민은 독백에서 내일 할 일로 오렌지색 셔츠 사기를 말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6화에서 정민에게 흰색셔츠만 사지 말고 다른 색도 사라고 말하는 '사랑이'에게서
정민의 내일 할 일에 왜 오렌지색 셔츠 사기가 있는지 알 수 있게 되고,
그 내일 할 일들이 '사랑이'로부터 연유한다는 것 또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단순히 조금 감성적인 느낌이 들 뿐인 정민의 독백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사랑이와 정민의 관계에 대한 이해와 함께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게 된다.

- 홍콩안마시술소 2화 中 -

위 장면은 '사랑이'가 홍콩안마시술소에서 '영업(연애)'를 하기 위해 준비하는 장면이다.
단 두 컷으로 상황의 설명이 된다. 두 컷 사이에서 일어날 일들이 함축되면서 더욱 효과적으로 이야기 전달이 된다.
필자는 여기서 잘 정제된 문장을 보는 기분이었다. 쓸데 없는 수식어 부사같은 것들을 빼고,
철저히 독자가 알아야 할 부분만을 보여주는 정제된 문장.
사실 홍콩안마시술소의 컷과 그림 자체가 그런 느낌이다.
만화적 표현. 그러니까 인물의 움직임을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갖가지 장치들이 거의 쓰이지 않는다.
그냥 최소한의 상황인식이 가능한 장치들을 배치할 뿐,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온갖 화려한 표현들로 치장해놓고도 상황을 이해할 수 없도록 만드는 만화가 있는가 하면,
과연 군더더기 없는 표현들이야말로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최고의 방법이다.

- 홍콩안마시술소 4화 中 -

이런건 뭐라 말해야할지 모르겠는데, 간단하지만 세심하게 신경써서 인물의 심리를 잘 표현한 장면이라고 본다.
정민과 사랑이가 같이 설렁탄에 반주 한 잔 하는 장면인데, 대사 전 후의 장면에서 각 인물의 심리변화를 발의 모양으로 보여준다.
이렇게 담백하면서도 확실하게 보여주는 연출이야말로 홍콩안마시술소의 매력.

- 홍콩안마시술소 6화 中 -

이건 그냥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면. 이 작품의 썸네일 이미지가 이 장면인 것을 보면 작가도 이 장면을 꽤나 좋아하는 듯 하다.
포스팅 첫 머리에 홍콩안마시술소의 개성이 소설적 묘사라고 했다.
이는 문장과 문장이 연결되면서 독자의 머리 속에서 완성되는 이야기의 감정선.
그리고 문장과 장면들이 독자의 머리 속에서 연결되면서 비로소 비극이 완성되는 홍콩안마시술소의 감정선.
바로 이런게 이 작품에서 소설적 묘사가 느껴지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 홍콩안마시술소 0화 中 인트로 -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바로 위의 화별 인트로 이미지다. 0화는 프롤로그같은 느낌이라 '당신들의 밤 우리들의 낮'이라고
써있지만, 실제로 1화부터는 당신들의 밤과 우리들의 낮이 번갈아 나온다. 홍콩안마시술소의 낮밤을 교대로 보여주면서
이야기 진행을 한 것. 이게 또 생각보다 좋은 효과를 낸다.
두 관점을 번갈아보면서 독자에게 더 큰 궁금증과 기대감을 안겨주는 것 같다.

홍콩안마시술소의 이야기는 비극이다. 하지만 특유의 담백한 연출이 비극으로부터 한발짝 떨어져서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이야기가 되지는 않지만 각 화별로 잘 연결된 이야기 구조가 마음속에 오래 남아
강한 진동을 울리는 점에 있어서 큰 매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이 작품은 몇년전에 작가가 업로드하다가 중간에 중지한 작품이다. 그래서 적잖은 아쉬움이 남아있었는데,
얼마전에 다시 업로드되는 것을 보고 매우 반가웠다. 몇일전에 기존 연재분 모두 업로드가 되었다.
설마 이대로 또 중단은 아니겠지...그렇다 하더라도 실망하기보다는 계속 기대를 할 생각이다.
아무리 웹툰시장이 커졌다 하더라도 아마추어 작가들의 삶의 기반이 단단하지 않기 때문에 생활에 치이기 쉽기 때문이다.
성준 작가와 같은 이들에게 마음으로나마 응원을 보낸다.

보러가기 : http://cartoon.media.daum.net/league/view/1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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