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미래, 전자책은 새로운 지식의 혁신인가


'읽는다'는 행위를 통해 소비되는 매체, 책. 이 책이라는 매체는 이미 한번 금속활자인쇄술이라는 기술혁신을 겪은 바 있습니다. 금속활자인쇄술 이전의 책은 '필사'라는 수단을 통해 만들어지는 수공업적인 물건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인쇄술을 통해 대량인쇄가 가능해졌고, 그로 인해 '대중화'라는 혁신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몇 세기가 흘러 책은 새로운 혁신을 맞이하게 됩니다. 바로 전자책입니다. 혹자에 의하면 전자책이야말로 '책의 미래'라고 불리울 정도이기도 하니까요. 물론 아직까지는 대다수의 책이 먼저 종이책의 형태를 띄고 출판됩니다. 하지만 인쇄본이 필사본을 밀어냈듯이 언젠가는 전자책이 인쇄본을 밀어내고 주류의 자리를 차지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 전자책에 대해, 그리고 전자책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봅니다.


1. 전자책 포맷 이야기

전자책 역시 컴퓨터 문서나 이미지처럼 파일의 형태를 띕니다. 그리고 doc나 hwp, jpg나 png파일처럼 똑같은 매체라 하더라도 여러가지 포맷이 있듯이 전자책도 여러 파일 포맷이 있습니다. 그중 주로 널리 쓰이는 것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ePUB] ePUB은 국제전자출판포럼(IDPF)에서 만든 전자책의 개방형 규약이자 파일 포맷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일반적인 출판물과는 달리 레이아웃을 유지하는 형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ePUB 포맷의 경우에는 화면의 크기와 글자의 크기같은 요소가 달라지면 거기에 맞춰서 페이지가 다시 계산되어 나타나게 됩니다.


- 스티그 라르손,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ePUB은 국제 표준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교보문고나 인터파크, 예스24등의 많은 전자책사업자가 이용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자별로 각기 다른 DRM(Digital Right Management) 형식을 적용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단말기가 수용 가능한 업체의 전자책만 읽을 수가 있습니다. 또한 레이아웃을 유지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단말기에서 사용이 가능하긴 하나 또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인 출판물과 같은 디자인을 적용하기가 어렵습니다. 인문학 도서나 문학작품같은 경우에는 텍스트 중심의 내용이라면 크게 상관은 없겠지만 디자인관련 서적처럼 이미지와 레이아웃이 중요한 요소인 출판물의 경우에는 제약이 커지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전자책사업자들은 ePUB과 PDF를 병행해서 제공하게 됩니다.


[PDF] PDF는 포토샵으로 유명한 어도비사에서 개발한 전자문서 포맷입니다. 문자와 도형, 그림, 글꼴 모두 파일 내에 포함이 되어서 제작시에 표현했던 모든 것들이 그대로 표현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레이아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이미지가 많이 들어간 도서의 경우에 표현하기가 편합니다.


- 월간 웹 2011년 11월호 -

하지만 그런 장점에 반해 PDF전자책 자체의 크기가 크거나 스마트폰같은 작은 화면의 단말기의 경우에는 확대한 채로 왔다갔다하면서 보아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태블릿PC나 7인치 이상의 전자책 전용 단말기, 혹은 일반 PC에서 보기에 적합한 포맷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HTML5] 사실 HTML5는 전자책 출판을 위한 포맷이 아닙니다. 그저 웹상에서의 확장성이 더 보장된 것 뿐이죠. 하지만 웹폰트를 사용한다던가 혹은 별도의 뷰어 없이 전자책을 표현된다는 등 전자책의 표현방식이 다양해질 수 있기 때문에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미 아마존의 KF8이라던가, ePUB3.0같은 차세대 전자책 포맷들이 HTML5를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11024100333
http://lum4n.blogspot.com/2011/09/html5-e-book-epub30.html



2. 전자책 단말기 이야기

전자책을 볼 수 있는 단말기는 디스플레이를 기준으로 크게 두가지로 구분이 됩니다. 전자책 전용 단말기에 쓰이는 e-ink 디스플레이와 컴퓨터 화면이나 스마트폰, 태블릿PC등에 쓰이는 LCD 디스플레이가 그것이죠. 두 디스플레이는 각각 장단점이 뚜렷하게 구분이 됩니다.

[e-ink 디스플레이 기반 단말] e-ink 디스플레이는 전기영동 디스플레이라고도 부릅니다. 원리는 전류를 흘렀을때 + 혹은 - 극으로 움직이는 미세한 나노입자를 이용해 화면을 표시하는 것입니다.

- 위키피디아, '전기영동 디스플레이' 항목-

위의 그림을 기본원리로 합니다. 뿐만아니라 컬러필터를 입힌다던지, 입자 자체에 색을 입히는 등의 방식으로 적색, 녹색, 청색을 조합하여 다양한 색상을 표현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e-ink 디스플레이는 전자책을 표현하는데 적절한 성능을 보여줍니다. LCD 디스플레이의 경우에는 내부 백라이트를 통해 사용자에게 빛을 직접 쏘고, 그로 인해 사용자의 눈에 큰 부담을 줍니다. 하지만 e-ink 디스플레이는 단순 반사광 자체로만 화면을 표시하기 때문에 눈에 부담이 매우 적습니다. 거기에 더불어 화면을 표시한 후 유지하는데 전력 소모가 거의 없기 때문에 배터리가 오래 간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장점이 합쳐져서 책을 '읽는다'는 행위를 오래 지속할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배터리가 오래 가기 때문에 교체할 필요도 없고, 또 오래 본다고 눈이 피로할 일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컬러 표현을 하기 위한 e-ink 디스플레이는 단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 그리고 디스플레이 자체의 화면 전환 속도가 느려 문서가 아닌 매체를 표현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에서 전자책 한정 단말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이용하게 됩니다.


[LCD 디스플레이 기반 단말] LCD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하는 단말에는 스마트폰, 태블릿PC, 일반PC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일반PC를 전자책을 보는 용도로 쓰는 경우는 그리 많지는 않으니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대한 이야기만 하죠.


- 미디어오늘, '아이패드를 사지 않을 20가지 핑계거리' -

사실 스마트폰은 책을 읽기에 그렇게 적합한 기기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다른 전자책 단말에 비해 그 크기가 너무 작습니다. 화면상에 표시 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극도로 제한되어 있으며 그때문에 장시간 집중하기에도 어렵죠. 오랫동안 붙잡고 정보를 습득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트렌드모니터, '종이책 VS. 전자책 이용 관련 조사' -
http://dok.do/426J41

하지만 다른 단말에 비해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용중이기 때문에 전자책 사업자들에게는 매력적인 기기입니다. 새 기기의 구매를 유도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는 것 보다는 이미 큰 영향력을 보여주는 시장에 파고들어 전자책을 구매하게 만드는 쪽이 훨씬 편할테니까요. 위의 설문조사를 보면 실제로도 스마트폰이 76.4%라는 비율로 다른 단말기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태블릿PC가 근소한 차로 전자책 전용 단말기를 앞서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스마트폰 유행으로 인한 대중화와 아직까지는 비싼 전자책 전용 단말기의 가격 등이 있겠죠. 최근 아이리버와 교보문고의 합작 '스토리 K'가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되어 나름 선전을 하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머니투데이, 아이리버, '스토리K' 초기물량 4천대 완판 :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2012609240544136&outlink=1



3. 플랫폼 이야기

플랫폼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겁니다. 플랫폼은 컨텐츠나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의 사용기반이 되는 소프트웨어나 시스템을 이야기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시리즈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윈도우 위에서 여러가지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이 돌아가게 되어 있으니까요. 요즈음에는 플랫폼에 대해서 이와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개념으로 사용합니다. 플랫폼 자체의 뜻과 사용자들이 플랫폼 위에서 살아간다고 표현할 수 있는 생태계를 합친듯한 개념이죠. 그리고 이 새로운 개념의 플랫폼에서는 진짜 생태계처럼 '생산'과 '소비'의 주체가 동일해집니다. 이전에는 컨텐츠를 전파하려면 현실 세계의 자원을 소비하여 만들어내고 돈을 들여 유통을 해야했습니다. 하지만 '웹'이라는 기반을 통해 전자신호로 만들어지는 컨텐츠는 누구라도 생산을 할 수 있고, 누구라도 소비를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쉽게 말이죠. 전자책 시장 또한 이와 같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이뤄지는 생태계가 구축되어가고 있는 것이죠. 

[해외사례 - 아마존] 해외에서 전자책 플랫폼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아마존이죠. 아마존이 2007년 말에 '킨들'을 내기 전의 전자책 전용 단말기들은 비싼 가격과 부족한 컨텐츠 등의 이유로 실패했었습니다. 하지만 킨들은 저렴한 가격(당시 399달러 - 현재 최저 79달러)과 압도적인 컨텐츠 양으로 소비자들의 강력한 반응을 이끌어냅니다.

종이책 : (온, 오프라인)서점에서 책을 구매한다 -> 읽는다
전자책 : PC로 책을 구매(다운로드)한다 -> 메모리스틱이나 USB케이블을 연결한다 -> 전자책 전용 단말기로 옮긴다 -> 읽는다

- '킨들' 이전의 종이책과 전자책 소비단계 -

하지만 킨들의 성공요인을 이 두가지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저렴하고 컨텐츠가 많다고 하더라도 사용하는데 있어서 불편하면 점점 사용자로부터 멀어질테니까요. 실제로 킨들 이전의 전자책 전용 단말기들은 번거로운 점이 있었습니다. 단말기에 책을 저장하려면 PC로 다운받은 후에 메모리스틱이나 USB케이블을 통해서 옮겨야 했는데, 사실 단순한 과정이긴 하지만 일반 종이책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성가신 과정이었죠.

- SERI 경영노트, 'e-book 신성장의 주역, 아마존' -

아마존은 어떻게 해야 이런 번거로운 과정을 없애고 전통적인 독서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한마디로 책을 읽기 위한 과정에 '킨들'의 존재감을 없애고 싶었던 것이죠. 결국 아마존은 '위스퍼넷'이라는, 킨들 사용자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고안해냅니다. 이 위스퍼넷의 존재로 킨들은 굳이 PC를 키지 않더라도 바로 전자책을 구매할 수 있게 됩니다. 
*위스퍼넷은 스프린터의 네트워크 망을 쓰는데, 킨들3, 여타 다른 기기의 인터내셔널 버전의 경우에는 AT&T의 네트워크 망을 사용

종이책 : (온, 오프라인)서점에서 책을 구매한다 -> 읽는다
일반전자책 : PC로 책을 구매(다운로드)한다 -> 메모리스틱이나 USB케이블을 연결한다 -> 전자책 전용 단말기로 옮긴다 -> 읽는다
킨들 : 킨들로 책을 구매(다운로드)한다 -> 읽는다

- '킨들'로 인해 새로워진 구매 단계 -

이것은 어찌보면 전통적인 종이책의 사용방법보다 더 간편해졌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종이책은 직접 서점에서 사거나 인터넷으로 사는 방법이 있는데 서점에서 사는 경우에는 직접 갔다오는 시간과 비용이 들고, 인터넷으로 살 경우에는 기다리는 시간과 택배비용이 들기 때문이죠. 이런 소비의 간편화야말로 위에서 이야기한 플랫폼과 생태계 구축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국내사례] 현재 국내에서도 수많은 업체가 전자책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전자책 전용 단말기로는 약 7개 업체가 있고, 왠만한 인터넷 서점에서는 모두 전자책을 취급하고 있으며, 전자책만 취급하는 인터넷 서점도 생겨났죠. 하지만 아직 전자책 시장 자체가 크지가 않은 상황이라 전반적으로 비슷한 수준입니다. 지금으로서는 가격경쟁력이나 컨텐츠 양과 질의 우위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상황이죠.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하지 않은가 하는 상황입니다.

- 아이리버와 교보문고의 합작품 '스토리K' -

그래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유저의 확산과 그에 따른 업체별로 전자책 애플리케이션들이 속속들이 만들어지면서 슬슬 국내 전자책 시장도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그리고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아이리버에서 제작을 맡고 교보문고에서 컨텐츠 제공을 맡은 '스토리K'가 99,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발매되어 전자책 전용 단말기 시장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죠.

아이뉴스24 - 아이리버 '스토리K', 국내 전자책 시장 불 지폈다 http://news.inews24.com/php/news_view.php?g_serial=637538&g_menu=020800
아이티동아 - 전자책 리더기 일단 저렴해야 뜬다 - 스토리K http://it.donga.com/review/8336/

국내 전자책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시장의 형성 자체야 한참전에 되었지만 소비자층이 제대로 형성되기 시작하는건 지금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스마트폰을 통해 시장이 형성되었지만, 앞으로 업체들의 향방에 따라 전자책 전용 단말기 쪽이 어떻게 될지는 모를 일입니다. 아마도 아마존처럼 먼저 제대로된 플랫폼과 생태계를 구축하는 업체가 승기를 잡겠지만 말입니다.



4. 책의 미래

[전자책은 책의 주류가 될 것인가?] 처음에도 이야기했듯이, 금속활자인쇄술은 책의 대량인쇄가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일부 소수 계층에게만 전해지던 '지식'을 대중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면에서 전자책의 등장은 필사본에서 인쇄본으로 넘어가는 혁신과 비슷한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더욱 더 많은 사람들에게 책이 다가갈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하고 있으니까요. 거기다가 디지털의 형태를 띄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책이라는 '지식'을 공유까지 하게 됩니다. 이른바 웹 2.0과 비슷한 책 2.0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당장에는 익숙하지 않은 형태로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거부감을 일으킨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트위터, 페이스북, 인터넷을 하면서 전자매체를 통해 무언가를 보고, 읽는데 익숙해지고 그에 이어서 전자책이라는 매체에도 익숙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확치는 않지만 대략 30명가까운 사람들이 무엇인가 들여다보고 있었다.
 놀랍게도 10명 가까운 사람들이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있었다. 타블렛사용자중 아이패드가 아닌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 같다. 또다른 10명 가까이는 랩탑을 쓰고 있었다. (보스턴공항은 무료인터넷이 제공된다.)
 1명은 킨들을 보고 있었고 2명은 종이잡지를 읽고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는 스마트폰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즉, 종이를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은 겨우 2명이었다."


- 에스티마의 인터넷 이야기, '공항게이트에서 보는 미디어 소비경향의 변화' -
http://estima.wordpress.com/2011/12/06/gate/


킨들같은 전자책 전용 단말기의 경우에는 우리나라랑은 약간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매일 아침 출근 지하철에서 이와 비슷한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꺼내서 뭔가를 하고 보고 듣는 많은 사람들이죠. 책을 꺼내서 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 중 대다수가 결국에는 그 책이 종이가 됐든 기계가 됐든 개의치 않게 될 것입니다.


특징적인 것은 전자책 단말기의 보유자 중 97.1%가 종이책을 읽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자책을 이용하기 위해 단말기까지 구입한 사람들이 사실은 종이책도 많이 읽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매체의 중요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 트렌드모니터, '종이책 VS. 전자책 이용 관련 조사' -
http://dok.do/426J41


얼마전 브리태니커가 244년만에 출판을 중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서재를 채우는 출판물의 대표격이었던 브리태니커의 선언이었으니 아마 많은 사람들에게 굉장히 큰 의미로 다가갔을 것입니다. 이에 대해 브리태니커의 회장 조지 커즈는 웹사이트에서는 계속 새로운 내용이 업데이트 될 것이라고 말하며 이 결정에 대해 "새로운 시대의 통과의례"이며 "웹사이트에는 더 많은 내용과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담을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전자책의 형태라기보단 웹 자료원의 형태로 전환되는 것이지만 브리태니커의 이같은 결정은 종이매체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여기 '전자책은 책의 미래인가?'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은 '아무래도 그럴 것이다'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금속활자 인쇄술이 그랬던 것처럼 지식의 흐름은 더더욱 대중지향적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종이책과 전자책을 놓고 보자면 전자책 쪽이 조금 더 대중지향적인 매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자책은 '기술적으로 뛰어난'것이 아닌 '대중지향적인' 매체이기 때문에 지식의 미래로서, 책의 미래로서 작용할 수 있을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