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후감'에 해당되는 글 31건

  1. 2013.08.12 퍼시픽림 존나 재미있지 않았니 8
  2. 2013.01.27 '적당한 고급'의 발견, 정형돈의 도니버거 2
  3. 2012.11.11 소셜펀딩으로 가는 웹툰 - ① 텀블벅 모델의 형성
  4. 2012.05.08 긴장감이라는게 스릴러에만 있는건 아니지 - 발광하는 현대사 13화 6
  5. 2012.05.05 70년 전통의 엔터테인먼트 외길 마블, '어벤저스'로 우뚝 서다 1
  6. 2012.04.01 건축학개론, 약속된 첫사랑의 판타지 2
  7. 2012.03.15 책의 미래, 전자책은 새로운 지식의 혁신인가 2
  8. 2012.03.07 이별은 맛집을 부르고 - 연남동 홍복, 남가좌동 참숯불로, 데미타스 6
  9. 2012.02.21 조금 늦었지만 그래도 좋아 - 안드로이드 크롬 베타 2
  10. 2012.02.19 가미우동의 모듬 튀김은 2천원 아니고 2만원 - 홍대 가미우동

퍼시픽림 존나 재미있지 않았니

퍼시픽 림을 봤다. 물론 엊그제 봤단 얘기는 아니고, 한창 관람하고 있을 때 봤다는 거다. 3디로 두번 4디로 한번. 사실 기대한 것과는 별개로 그렇게 흥행에 성공하진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참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지만, 생각해보면 그럴만한 것도 있다. 어쩌겠는가, 내 취향이 완전한 비주류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주류에 가까운 것도 아닌것을. 어쨌거나 몇가지 주제에 맞춰 얘기를 좀 해보자.


1. 이것은 왜 길예르모 델 토로가 아니란 말인가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뭐가 있을까. 아무래도 그만의 어둡고 기괴한 DEEP DARK FANTASY(다른걸 떠올리면 곤란하다)가 아닐까. 솔직히 내가 그의 영화 전부를 본 건 아니고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판의 미로>, <헬보이>, <블레이드2>를 본 정도인데, 이번에 퍼시픽 림을 보고 나온 수많은 길예르모 델 토로의 팬들이 전혀 그가 만든 영화답지 않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조금 놀랐다. DEEP DARK FANTASY라는 관점에서 벗어나면 퍼시픽 림이야말로 굉장히 길예르모 감독다운 영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묘한 판타지를 벗어나면 뭐가 있냐고? 바로 강인함에 대한 경외다.


내가 길예르모 델 토로를 인식한 첫번째 영화는 바로 블레이드 2다. 웨슬리 스나입스가 나와서 정말 간지난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액션으로 뱀파이어를 차고 쏘고 써는 이 영화, 그야말로 멋의 향연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이 영화에서 내가 가장 감동한 장면은 뱀파이어를 써는 장면이 아니다. 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슴 속 깊이 박혀있는 장면은 바로 레인하트를 썰고나서 휘슬러에게 선글라스를 받는 장면이다.


3분 남짓이니 끝까지 보길 추천한다


반동 하나 없이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다는 듯이 손에 쓱 잡히는 선글라스의 저 장면! 블레이드의 강인함을 상징하는 듯한 저 장면이야말로 최고의 장면으로 가슴 속에 박혔다. 그리고 이런 경외적인 강인함이 드러나는 장면은 어떤 작품에서는 액션(블레이드, 헬보이)으로, 공포(판의 미로)로 나타난다. 어쩌면 저 '경외'가 DEEP DARK FANTASY의 시발점인지도 모르겠다.


고야의 거인. 이게 모티브가 되었다고도 한다.


그리고 이 경외적인 강인함은 퍼시픽 림에 이르러 폭발한다. 80미터가 넘는 로봇과 괴수의 격돌에는 호방하고 통쾌한 액션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어떻게 할 수 없는 힘의 격돌에서 품게 되는 경외감 역시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다. 어두운 밤과 바다 등을 배경으로 괴물의 습격을 막아야 하는 퍼시픽 림의 액션 장면에는 그런 경외감이 훌륭하게 녹아들고 있다. 


(그러고보니 길예르모 감독 특유의 판타지적인 디자인이 반영된 부분도 하나 있긴 하다. 스트라이커 유레카의 성능을 보여주기 위해서 잠깐 등장해 호주 방벽을 뚫은 카이쥬 뮤테보르는 좀 그런 느낌이 있더라. 순간 카메오 출연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음.)



2. 좋은 시나리오란 무엇인가

퍼시픽 림을 보고 나온 관객들의 평가에서 빠지지 않는 얘기가 있다. 시나리오가 별로였다, 시나리오가 유치했다 뭐 이런 이야기들. 너무 뻔해서 이야기 전개가 어떻게 될지 예상이 가능하더란 이야기. 그래서 결국 이 영화는 별로야! 쓰레기야! 허접이야!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물론 퍼시픽 림의 시나리오 구조는 단순하다. 나쁘게 말하면 뻔하다. 하지만 그게 과연 퍼시픽 림 시나리오의 단점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비비 꼬인 시나리오와 블록버스터의 결합, 다크나이트, 인셉션


생각해보면 어느 시점에서부터 반전 시나리오라는 것이 유행을 하기 시작했다. 범인은 마지막까지 알 수 없고, 출생에는 비밀이 있으며, 사실은 브루스 윌리스가 유령이라는 바로 그 반전 영화들. 이리저리 비비 꼬인 시나리오로 관객이 치열하게 머리를 쓰게 만드는 바로 그 영화들. 그런데 이런 반전 시나리오와 블록버스터 영화가 합쳐지면서 사람들은 블록버스터 영화에도 이리저리 꼬여있는 시나리오를 바라게 되었다. 물론 이건 다 크리스토퍼 놀란 때문이다(뻥).



뭐든 잠시 좀 꺼둘때도 필요한 법이다.


예전에 이런 광고가 유행한적이 있다. 한석규 성님과 스님 한분이 대나무 숲을 걷는데 갑자기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린다. 한석규가 멋쩍은 웃음을 띄우며 휴대전화 전원을 끈다. 그리고 뜨는 광고 카피 "또 다른 세상을 만날 때는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그렇다. 뭐든 잠시 꺼두는게 좋을 때가 있다. 생각해봐라, 눈앞에 나이아가라 폭포의 장관이 펼쳐지는데 당신은 낙수의 속도와 그것이 떨어지는 낙하지점에 따라 달라지는 지형의 변화에 대한 생각을 할 것인가? 퍼시픽 림의 화면은 나이아가라 폭포와도 같은 장관을 자랑한다. 그 앞에서는 뇌가 지껄이는 소리를 꺼놓는 편이 관람하기에 좋은데, 이를 위해 시나리오는 최대한 단순한 편이 좋다. 예거의 각 관절 작동 방법도 모르는 상황(물론 그 작동 방법은 길예르모도 모르겠지)에서 EMP가 유효하니 마니 하는 생각은 집어치우는 편이 속 편하다 이 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사람들은 그런 시나리오의 여백을 가만두질 못하게 되어버렸다. 우리는 단순하고 강력한 동기를 지닌 적을 마주한 것이 너무 오래되었다. 요 몇 년 동안 우리의 적은 너무나도 복잡했고, 너무나도 영악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게 다 크리스토퍼 놀란 때문이다(뻥).



3. 그리고 남은 이야기 몇 개

- 예거와 카이쥬의 대결 장면을 보면 한번씩 살짝 빠르게 줌을 땡기면서 얼굴 부분을 클로즈 업을 때릴 때가 있다. 그런데 거기서 진짜 에스프레소 트리플 샷만큼이나 진한 특촬물의 향기가 나더라. 살짝 흔들리는 듯하면서 예거나 카이쥬의 얼굴을 당기는데 그 정도나 속도가 딱 울트라맨이나 파워레인저의 그것이었다. 뭐라 설명은 못하겠는데 여튼 그것은 그것이었다. 직접 편집해서 비교해볼수도 없고...ㅠㅠ 확실히 이런 쪽의 정서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종합선물세트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 또 가서 보고싶어진다...


- 모리 마코에 대한 불만이 많던데, 사실 배우 키쿠치 린코는 연기를 잘한 편에 가깝다. 설정상 그녀의 나이는 23살인데, 조금 노안인 23살 아가씨를 생각하고 보면 딱이다. 다만 머리스타일이나 메이크업, 배우의 나이(...) 등이 23살에 어울리지 않았을 뿐. 다른 배우를 쓰거나 처음에 나이에 대한 언급이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참고로 영화 개봉 초기에 배두나 얘기가 있었는데, 사실 한국 배우중에서는 차라리 이나영이 더 어울릴 것 같더라.


- 집시 데인저와 오타치의 대결 장면에서 기억에 남는 게 두가지 있다. 하나는 집시 데인저가 뻗은 주먹이 건물을 뚫고 들어가 책상위의 진자를 움직이게 하는 장면인데, 뭐랄까 사실 조금 불필요해보이는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감탄한 장면이다. 왠지 모를 여유와 장난기가 느껴졌달까. 그래서 극장에서 혼자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집중해서 영화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길예르모 감독이 끼어들어서 "야 어때, 존나 재밌지?" 하고 말해주는 그런 느낌.


- 그리고 또 하나는 내가 1회차 관람에서 눈물을 흘린(한방울dlwlaks)인데, 바로 오타치가 집시 데인저를 움켜쥐고 날개를 펼치는 장면이었다! 거의 블레이드2의 선글라스 장면만큼이나 강력한 인상을 남긴 장면인데, 블레이드 때는 눈물을 흘리지는 못했다. 아마 극장에서 보질 못해서 그런 것 같다. 개봉 당시에는 고등학생이어서.... 어쨌거나 오타치가 날개를 펼치는 장면은 정말 굉장히 굉장한데, 솔직히 브루스 윌리스가 유령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보다 충격적이었다. 그 때 처음 카이쥬가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장관이지 않은가, 그 거대한 날개라니, 태고의 씨발 거대한 신비가 막 살아숨쉬는 것 같지 않은가! 지금도 생각만 하면 설렌다. 역시 퍼시픽 림의 주인공은 카이쥬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보는 역지사지 만화 '카이쥬 림'


PS: 사실 퍼시픽 림은 단순한 시나리오 구조에 비해 할 얘기가 굉장히 많은 영화다. 의외로 매력적인 캐릭터(뉴튼, 스태커, 모리 등)가 산재해있고, 카이쥬와 예거 역시 영화 전면에 드러나지 않은 수많은 이야기가 많기 때문. 그야말로 덕질하기 좋은 영화랄까?



'적당한 고급'의 발견, 정형돈의 도니버거

연예인을 이용한 마케팅이 유행하게 되면서, 연예인 스스로가 브랜드를 런칭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 중 가장 만만(...)해 보이는 것이 식품 시장이었는지, 수많은 연예인들이 고기집을 필두로 한 프랜차이즈 음식점부터 시작해서 편의점, 홈쇼핑까지 식품 관련 브랜드를 런칭하는 것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 브랜드가 제대로 성공하는 케이스는 그리 많지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성공한 케이스 역시 연예인의 이미지를 통해 성공한 축이 많았는데, 특이하게도(?) 맛있다는 입소문을 통해 인기를 얻은 특이한 케이스가 있었으니 바로 '정형돈의 도니도니 돈까스'다.


입소문으로 꽤 큰 인기를 끈 '도니도니 돈까스'


홈쇼핑을 통해 판매를 시작한 정형돈의 도니도니 돈까스는 트위퍼나 페이스북, 혹은 카카오톡 등의 SNS등지에서 '맛있다더라', '푸짐하다더라' 등의 평을 얻었다. 필자 역시 우연한 기회에 먹어볼 수 있었는데, 돈까스 전문점에서 먹는 만큼의 맛은 아니지만 적어도 다른 냉동 돈까스처럼 속았다는 기분이 들지 않게 만들어주는 고기의 두께로 굉장히 긍정적인 평가를 했더랬다. 요약하자면 냉동돈까스 치고는 꽤나 괜찮다는 얘기. 게다가 때마침 정형돈 본인의 개그도 함께 빵빵 터지니 그 이미지가 좋아지면 좋아졌지 나쁠 수는 없지 않은가. 그야말로 대박상품이 된 것이다. 그리고 이에 추진력을 얻은 정형돈 브랜드는 세컨드 임팩트를 노리면서 또 하나의 브랜드를 준비하게 된다. 바로 지금 소개드릴 '정형돈의 도니버거' 되겠다.


'정형돈의 도니버거' 홈페이지 화면


정형돈의 도니버거 브랜드 런칭은 2012년인데 왜 이제서야 이야기를 꺼내는고 하니, 이전에는 내 활동지역에 도니버거 체인점이 없었거든... 저 멀리 강남쪽에 있다고 하는데 내가 멀쩡한 홍대 신촌 놔두고 도니버거 하나 먹자고 거기까지 갈 일은 없었으니 아무래도 궁금은 한데 갈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었다. 물론 미친듯이 맛있다는 소문이 돌았다면 아마 갔겠지만(...) 그런 소문은 없었고, '언제 밥 한번 먹자' 정도의 존재감만을 뿜고 있었다. 하지만 2012년 말, 여느 때처럼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던 길에 내 눈을 사로잡는 간판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도니버거 홍대점'. 결국 도니버거가 홍대까지 진출을 하게 된 것이다. 물론 공사중이라 들어갈 수는 없었지. 매일매일 퇴근길마다 와신상담의 심정(뻥)으로 지켜보기만 했더랬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 저번 주에 이르러, 드디어 도니버거의 오픈을 확인할 수 있었다. 쇠뿔을 달았으면 빼는거고 가게가 열었으면 확인을 해봐야지. 확인하고 바로 다음날 도니버거에 들렀다.


사람들은 처음 가보는 음식점에서 무엇을 주문할까? 바로 '기본메뉴' 아닐까. 정형돈의 도니버거 기본메뉴는 그 이름 그대로 '도니버거'다. 세트가 9,300원으로 조금 비싸다는 인상을 주는데, 다른 메뉴같은 경우에는 세트가 5,900원~7,900원 사이로 적절한 가격을 제시하고 있으니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을 듯. 물론 난 기본메뉴를 먹어봐야했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9,300원짜리 도니버거 세트를 주문했다. 설마 여기서 단품만 먹으면 된다고 말씀하시는 분은 없겠져???


일단 집에서 찬찬히 보고 싶은 마음에 테이크 아웃 주문을 했다. 모스버거는 종이쇼핑백에 담아주던데, 여기는 투명 비닐에 담아준다. 개인적으로는 모스버거의 종이쇼핑백이 마음에 들지만...뭐 이정도도 나쁘지 않다.


테이크 아웃 구성_(상) 꺼내기 전 (하) 꺼낸 후


패키지 구성이 다른 햄버거집과는 약간 차별성을 보이는데, 첫번째로는 바로 캔 콜라를 준다는 점. 어차피 테이크 아웃이라 리필할 것도 아닌데(리필 가능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가루 콜라보다야 캔 콜라 맛이 더 낫지 않겠는가. 그리고 또 한가지는 버거를 포장하는데 포장 종이 외에도 상자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햄버거를 테이크 아웃해서 집으로 가져오는 경우, 보온을 위해 가방에 넣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버거의 형태가 망가지는 경우가 있다. 물론 맛이야 그대로지만 소스가 범벅이 되서 먹기 괴로워진다던지 하는 여러 불편사항이 생기는데, 버거 크기에 적당히 맞는 포장 박스를 이용해 버거의 형태를 유지해준다는 점에서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릇 꺼내기 귀찮을 때 케첩을 짜놓기도 굉장히 편리함. 또 살짝 당기면 풀어지기 때문에 배고파서 신경이 날카로워진 사람들에게 분통터지게 만들 일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열면 이렇다
 
반면 감자튀김의 경우에는 사각 종이 용기에 담겨있는데, 이게 쏟아지지는 않을지 하는 염려를 하게 만들었다. 사실 햄버거랑 같이 넣는 종이 포장지를 테이프로 봉해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자칫 잘못해 쏟아졌을 경우에는 포장지를 찢어 안에 흩뿌려진 감자를 구출해야 하는 궁상스러운 모습을 연출하게 된다는 문제가...

사각 종이 용기 안의 감자튀김


맛에 대해서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럭저럭'이다. 어쨌거나 기본은 한다는 얘기. 특출난 점이라면 감자튀김 정도일까, 일반적인 햄버거 집에 비해서 감자튀김의 두께가 두꺼운데, 이게 감자 본연의 식감을 살리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이정도면 꽤 괜찮은 감자튀김이랄까? 문제는 타사에 비해 감자의 양이 그리 많지 않은 편이라는 것. 감자튀김을 특별히 좋아한다면 아쉬워 할만한 양이라고 본다. 왜냐면 내가 좀 아쉬웠음...

맛있겠지?

 
대신 햄버거 자체의 크기는 꽤 큰 편이다. 게다가 '도니버거'는 패티는 물론이고 불고기가 함께 들어가 있기 때문에 두께가 더 커지는 것 같은데, 포만감은 꽤 큰 대신에 조금은 애매한 맛을 보여준다. 불고기와 패티의 맛이 약간 따로 놀기 때문에 베어물었을 때 입 안에 들어가는 비율에 따라 둘 중 하나의 맛이 완전히 묻혀버릴 수 있기 때문. 반반 비율로 베어물면 불고기와 패티의 맛을 같이 느낄 수 있는데 버거가 두꺼워 쉽지도 않을 뿐더러 맛을 같이 느낀다고 해서 딱히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도 아니다. 그냥 패티와 불고기를 같이 입 안에 넣었다는 느낌이 들 뿐이다. 또 다른 단점으로는 소스가 흐른다는 것이다. 타사의 햄버거에 비해 재료를 듬뿍 쓴 것인지 먹다보면 소스가 꽤 많이 삐져나온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니 필히 베어문 후에 공기를 들이마셔 여분의(...) 소스를 빨아들이는 스킬을 써야한다. 물론 이 스킬을 쓴다고 소스가 흐르지 않는 것은 아니니 조심하기 바란다.

'정형돈의 도니버거'. 포지셔닝에 따라 흥할수도, 망할수도 있는 브랜드라는 생각이 든다. 패스트푸드 햄버거 체인보다는 약간 고급스럽지만, 그렇다고 수제버거집 같은 느낌까지는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 어떻게 생각하면 틈새를 노렸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 어중간한 느낌으로 이도 저도 아닌 모양새가 될 수도 있다. 다행히 가격대가 패스트푸드 햄버거 체인과 비슷하기 때문에 크게 위험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가격대를 유지한 채 패키지와 같은 세심한 부분에서 배려를 보인다면 꽤 오래 갈 브랜드가 아닐까 싶다. 다음 번에는 치즈버거를 먹어봐야겠다. 아, 그리고 햄버거 빵을 직접 어떻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다른 버거 브랜드랑 크게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다. 굳이 이걸 홍보해야 할 필요가 있는건지... 그냥 '패스트푸드 치고는 꽤 괜찮음'을 승부 포인트로 잡는게 어떨까? '도니도니돈까스'의 성공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말이다.

 

소셜펀딩으로 가는 웹툰 - ① 텀블벅 모델의 형성

언제부터였을까. '웹툰'은 사람들의 일상에 확실히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절대 다수를 차지하지는 않지만, 일상 생활에서 유명한 웹툰 작가들의 이름을 듣는 것은 마치 유명한 영화감독의 이름을 듣는 것처럼 자연스러워진 것이다. 동감하기 어렵다고? 강풀이나 윤태호, 주호민 같은 작가를 떠올려보면 바로 이해가 갈 것이다. 물론 아직 오가는 돈의 규모는 불명확하지만 '웹툰'이 마치 영화나 연예계 소식처럼 일상 속에서 영향력을 보일 수 있는 매체로 자리매김한 것 만큼은 사실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웹툰 생태계(작가나 독자, 포털 서비스 등을 총칭하는 말이 없어 일단 이렇게 부르기로 한다) 자체는 비주류에 가까운 편이다. 앞서 강풀, 윤태호, 주호민을 떠올리면 웹툰의 영향력에 대해 알 수 있다고 얘기했지만, 뒤집어 말하면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작가들은 그닥 대중들에게 알려져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에 흔하게 생기는 문제가 있는데, 바로 '스타'가 아니면 살아남기가 힘들다는 거다. 그리고 흔히 이런 분야는 고정 수입이 일정하지 않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많다. 고로 웹툰이 비록 일상에 자리를 잡았다고 해도 작가들의 생계가 보장되지는 못하는 것이다.

▲ 마사토끼와 그의 작품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매치스틱 트웬티>, <커피우유신화>, <만화이반론>)

그런데 여기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 '만화만 그려서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만화가가 있다. <커피우유신화>, <매치스틱 트웬티> 등의 스토리작가로 유명한 '마사토끼'다. 그는 만화가라는, 대한민국에서 먹고살기 불확실하기로는 최고등급에 속하는 직업을 선택했지만 사실 가늘고 길게 먹고사는 안정적인 인생을 원하는 묘한 사람이다. 그러다보니 그가 생각하는 '만화만 그려서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은 큰 액수가 아니더라도 고정적인 수입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조건이 걸려있다. 실제로 이에 대해서 그가 웹툰 작가로 데뷔하기 전부터 시도한 방법이 꽤 많은데, 그 방법들에 대해서는 그의 블로그(본진인 네이버는 물론이고, 이를 위한 블로그가 따로 있기도 하다)에서 만화로 만나볼 수 있다.

▲ 방법들조차 만화로 그려서 연재하다니 만화만 그려서 먹고살겠다는 것이 허언은 아니지 싶다

마사토끼가 그동안 시도했던 방법들을 살펴보면 그다지 효과를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 사실 나름 이름이 알려져 있다고 하더라도 기성작가가 아닌 상태에서 어떤 길을 만든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 않은가. 개인적으로는 그 시도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하던 차였다. 물론 그가 메이저 웹툰 데뷔를 한 이후로는 한동안 관련 소식을 보기가 어려워졌다. 그런데 지난 2012년 3월 2일, 그의 블로그에 '만화이반론'이라는 새로운 시리즈가 등록된다. 그야말로 1년만에 그가 새로운 방법을 들고 돌아온 것이다. 바로 텀블벅 - 소셜펀딩을 통한 후원금 모금이라는 형태로.

▲ 텀블벅은 이런 곳이다. 자세한 내용은 이곳(https://tumblbug.com/ko/guide)에서

기본적인 형식은 다음과 같다. 각 회차별로 프로젝트를 만들어 모금을 하고, 마감하고 나면 해당 회차의 웹툰이 지정된 곳에 업로드가 되는 식. 후원금에 따른 보상이라던가 하는 세부적인 사항이 있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후원과 연재가 독립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모금에 성공하지 않더라도 연재가 계속될지 안될지에 관한 것은 작가의 자유라는 이야기. 일정 이상의 인기가 증명되지 않으면 연재가 마무리되는 메이저 웹툰 연재와는 큰 차이가 아닌가. '후원'과 '고료'라는 단어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그 의미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어쨌든 마사토끼는 <맨 인더 윈도우>라는 작품을 통해 텀블벅 연재 프로젝트(다음부터는 이걸 '텀블벅 모델'이라고 부르도록 하자)를 시작했다. 처음 몇 주 동안은 마사토끼의 작품만 있었으나, 이내 몇몇 아마추어 작가들이 마사토끼의 텀블벅 모델을 차용해 등록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많은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지는 않은데, 개인의 소신 문제와 더불어 이게 사실은 작품의 인기에 대한 어느정도 확신이 있어야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보인다.

▲ 사실 이들은 다음 웹툰리그나 네이버 베스트도전에서 나름 난다긴다 하는 작품들이다


'텀블벅 모델'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이 방법은 웹툰 작가에게 있어서 주 수입원이 되기에는 어려운 방법이다.

일단 후원금의 액수가 적다. 마사토끼는 처음에는 10만원을, 이후 12만원을 거쳐 현재는 15만원을 후원 목표치로 삼았다. 그리고 마사토끼를 따라 시작한 타 작가들도 비슷한 액수로 시작해 조금씩 금액이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중에서 최대 목표치를 설정한 웹툰은 <네거티브 칸나>로, 30만원을 목표치로 잡고있다. 대부분 웹툰이 그렇듯이 <네거티브 칸나> 역시 일주일 간격으로 업로드가 된다. 그렇다면 한 달에 약 네번 모금을 할 수 있다는 얘긴데, 그렇다면 모두 성공한다는 가정 하에 최소 120만원이 모인다. 여기서 텀블벅에서 가져가는 5%의 수수료를 떼면 114만원이 남는다. 2012년 한국에서 한달 114만원이면 입에 풀칠할 정도의 수입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큰 목표치를 설정하는 <네거티브 칸나>가 이정도인데, 10~15만원이 목표치인 다른 웹툰들은 어떻겠는가?

그리고 '안정적'이지 못하다. 직장인의 경우에는 회사가 도산하거나 사장이 막장테크를 타지 않는 이상은 정해진 연봉에 맞게 매달 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텀블벅 모델은 기본적으로 후원의 형태를 띄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 프로젝트가 실패할 수 있다는 위협을 배경으로 깔게 된다. 한마디로 후원자들의 비위를 건드리거나 인기가 떨어지게 되면 후원이 끊기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해당 작품이 다니엘 크레이그 007이나 이인제처럼 화려하게 부활하지 않는 이상 계속 실패할 수 있다. 다른 작품을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은 작가가 아니기 때문에 다시 텀블벅 모델을 시작할 만큼의 인기를 끌어모아야 하는 것이다.

▲ 이정도로 부활하는 게 아니면 의미가 없다

이런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텀블벅 모델에는 큰 의미가 있다. 팬들의 응원이 '후원금'의 형태로 실재하게 되면서 작가에게 연재를 지속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되어준다는 것이다. 백명이 달아주는 리플보다는 백명이 보내주는 천원짜리가 훨씬 더 와닿지 않겠는가? 잘만 하면 무관심과 텅빈 지갑으로 인해 작품 활동을 접는 작가들이 많이 줄어들 수도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텀블벅 모델은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좋은 거름이 되어줄 수 있다는 얘기.

2012년 7월에 시작해 어느덧 5개월차에 접어든 마사토끼의 텀블벅 모델. 이정도면 웹툰 생태계에도 꽤 큰 호응을 불러일으킨 것이 아닐까 싶다. 굳이 '스타'가 되지 않아도 먹고사는 길에 대한 마사토끼의 고민과 텀블벅의 적극적인 협조가 만들어낸 호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제 갓 굴러가기 시작한 모델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문제들이 나타날 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편에서는 현재 텀블벅 모델의 상황과 여러가지 변수,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다뤄볼 생각이다. 어쩌면 지루했을지도 모를 이 이야기를 끝까지 읽었다면 다음 이야기도 기다려줬으면 한다. 이 텀블벅 모델은 어쩌면, 총체적 난국에 다다른 국내 콘텐츠 업계에 한 가지 대안이 되어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다음 편에 계속

P.S : 사실 텀블벅을 통한 웹툰 연재 시도는 마사토끼보다 김인성씨의 <김인성과 내리의 IT 이야기>가 먼저 시작했다. 하지만 이 경우는 단발성 프로젝트에 가깝다. 회차별로 모금을 하는 방식의 도입은 마사토끼가 가장 처음 시작했다.


긴장감이라는게 스릴러에만 있는건 아니지 - 발광하는 현대사 13화

여러분들 웹툰 좋아하십니까? 저는 졸라 좋아합니다.
정식연재 웹툰은 물론이거니와 아마추어 웹툰도 여러작품 주목해서 보고있죠.
아, 오늘 얘기할건 아마추어 웹툰은 아니고, 꽤 오래된 웹툰 작가인 강도하의 '발광하는 현대사'입니다.
그중에서도 13화!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er/16400


사실 강도하작가가 이전부터 섹슈얼한 느낌을 잘 냈었죠.
개인적으로는 이번 13화가 그 중에서도 가장 크다고 생각됩니다.
그야말로 무릎을 칠 정도로 성적 긴장감을 잘 낸 장면이 있었거든요.


주인공이자 카페의 VVIP단골 현대, 그리고 카페의 새로운 알바생
이 둘은 아무도 없는 카페에 단 둘이서 있죠. 그리고 여차저차해서 라면을 끓여먹습니다.

문을 잠그고 라면을 먹는게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스릴이 있다는 알바생


사실, 그렇지 않습니까.

'라면 먹고 갈래?'

로 대표되는 라면의 성적 상징성.
섹스 좋아하는 현대와 섹시한 알바생 단 둘이 있는 문잠긴 카페,
알바생이 말하는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스릴.
여기서 우리는 성적긴장감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물론 성적긴장감은 알바생의 엉덩이가 나오는 장면부터 시작되긴 합니다만)

라면을 다 먹고 난 후에는 둘의 대화가 이어집니다.

라면에 청량 괜히 넣었나? 몸에서 불 나지 않아요?

정말 안 더워요?

아 몰라. 더운데 벗을래.


그리고 그녀는 정말 벗습니다. 심드렁하게 대화를 이어가던 현대는 깜짝 놀라죠.
물론 안에는 속옷이나 맨몸이 있는건 아니고 가슴에 스마일이 그려져있는 탱크탑이 있죠.
작품 내에서 현대의 태도-연애가 곧 섹스라고 하는 태도-를 계속 보아온 독자라면
라면-더위-탱크탑으로 이어지는 3단콤보에 성적 긴장감은 폭발 직전이 되고 13화가 끝이 납니다.
독자로서는 어쩔 수 없이 다음화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을 기대하고 또 기다릴 수밖에 없죠.


혹자는 이 만화에 정치적인 현대사의 의미를 부여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작가의 성적 포장능력이 너무 대단해서 다른 생각조차 나지를 않네요.
어쩌면 사람들이 풀이하는 것처럼 '현대', '민중', '민주'의 사전적 의미가 의인화된 것일수도 있겠지만요.


어쨌거나 이번 화의 연출이 너무나도 탁월했다는 얘기입니다.
왠만한 스릴러를 뛰어넘는 성적 긴장감이었다고나 할까요?


브이에서 스마일, 그리고 셔츠를 벗은 알바생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장면.
사실 스마일은 처음에 보면 이게 뭐지 하고 지나가고,
컬러로 채색된 알바생을 보고 팽창한 성적 긴장감을 안고 다시 스크롤을 올려 스마일을 보면

아-

하는 탄식이 나옵니다. 하, 거 연출 참 죽여줍디다.
다음화에서는 또 어떻게 풀어낼지 한번 기대해봅시다.





70년 전통의 엔터테인먼트 외길 마블, '어벤저스'로 우뚝 서다



어벤져스 (2012)

The Avengers 
8.2
감독
조스 훼든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헴스워스, 마크 러팔로, 크리스 에반스, 스칼렛 요한슨
정보
액션 | 미국 | 142 분 | 2012-04-26
글쓴이 평점  

어벤저스 보고왔습니다. 3D로 한번 2D로 또 한번! 여튼간에,

때릴때 때려주고 맞을때 맞아주며 웃길때 웃겨주는 그런 영화더군요


김성모 화백님 존경합니다...


어쨌거나 재미있기는 진짜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리뷰를 쓸까 했는데 아 재미있단 얘기는 여기저기서 이미 다 해버렸네요? 그래서 걍 재미있단 얘기는 적당히 하고, 보면서 생각났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원래 이런 매니악한 주제들은 파고 들어갈수록 깨알 같은 재미가 있으니까요. 제가 내공이 좀 부족해서 잘 풀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여튼 어벤저스 썰, 시작해봅시다.



1. 걱정과 불안을 단박에 잠심시킨 마블 엔터테인먼트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일제강점기가 시작되던 1939년(참고 : 위키백과 1939년 항목),
이역만리 미쿡 땅에서는 '타임리 코믹스'라는 회사가 설립됩니다.
그리고 이 회사는 후에 이름을 바꾸게 됩니다. '마블 코믹스'로 말입니다.

여기서 중요한건 마블이 타임리 코믹스였고 61년에 마블로 바뀌었고 디즈니가 샀고 히어로를 살렸다가 죽였다가 묵사발을 만들었다가 능력치 상향조정을 했다가 다시 하향했다가 하는 그런 짜잘한 것들이 아닙니다. 그것 보다는 1939년부터 시작해 2012년이 되도록, 70년이 넘도록 슈퍼히어로 코믹스를 다뤄왔다는 겁니다. 70년이면 한 사람의 평생이 담길 정도의 시간이죠. 대단하지 않습니까?

여기서 잠깐, 다른 얘기를 좀 해볼까요?

개봉일 순입니다


마블의 어벤저스 영화 프로젝트는 수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기대를 받았습니다. 아이언맨 같은 경우야 그야말로 폭발적인 흥행을 보여줬지만 사실 '인크레더블 헐크'나 '토르', '퍼스트 어벤저'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폭발적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웠고, 그냥저냥 볼만한 유료 예고편 취급을 당했으니까요. 거기에 더해서 굵직굵직한 슈퍼히어로들을 2시간 남짓하는 영화에 꾸겨넣는다는건 그만큼 실패 위험도 큰 프로젝트가 아니겠습니까? 니가보고 내가보고 여러분 모두가 보기에도 말이죠.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했죠.


'야 그래 니네 그렇게 해서 영화 얼마나 잘 만드나 보자'


뭐 사실 저도 비슷하게 생각했었습니다. 야 이거 어벤저스 뭔가 의무감으로 보긴 봐야겠는데 난 어떻게든 재미있게 볼 수 있을것 같은데 왠지 크게 망할것만 같은 예감과 냄새와 느낌이 솔솔 나네 뭐 그런 생각이었죠.

그리고 영화가 개봉하고...


'존나 쩌는데?'


그렇습니다. 폭발하는 재미! 그동안 돈내고 예고편을 보게 만든 마블을 수많은 사람들이 용서하게 됩니다. 물론 그 중에는 저도 포함이 되어있구요. 정말 할수만 있다면 스파이더맨 판권을 소니로부터 사들여서 마블 엔터테인먼트에 기부하고 싶더군요. 뭐 어쨌거나,


그럼 다시 70년 역사의 마블 코믹스 이야기로 돌아와서...
마블이 긴 시간동안 인물 중심의 슈퍼히어로 코믹스를 만들면서 계속해서 인기를 끌었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어떤 '시리즈 이야기'를 다루는데 전문적이라는 얘깁니다. 일반적인 이야기와는 다르죠. 시리즈라는건 어떤 중심인물이 계속해서 해먹는 이야기니까요. 거기에 덧붙여서 마블은 이 시리즈들을 통합해서 보여주는데도 성공합니다. 그 유명한 '시빌워(참조 : 엔하위키 시빌워 항목)'같은 이야기들을 통해서 말이죠. 

여러 히어로 힘들게 만든 시발...아니 시빌워


물론 영화와 만화는 그 화법 자체가 매우 다릅니다. 하지만 마블은 이야기를 장기적으로 끌어가는 방법을 알았고, 사람들의 걱정을 환호와 기대로 바꿀 수 있었죠. 뭐 어벤저스가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면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길수도 있겠네요.



2. 그래서 이제 뭐가 어떻게 되는거야? - 시빌워 떡밥


바로 위에서도 얘기했던 시빌워.

시빌워는 마블 코믹스에서 굉장히 큰 이슈가 됐던 작품입니다. 사람들을 지키던 슈퍼히어로들이 두 패로 나뉘어서 치고박고 싸우는 이야기였으니까요. 그래서일까요? 마블코믹스의 팬이자 어벤저스를 보고 온 사람들로부터 어쩌면 어벤저스 영화의 지향점이 시빌워일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사실 분량으로 따지면 영화화 하기에도 적당해보이고 말이죠.

진짜 박터지게 싸웁니다.


아마도 당장에는 시빌워가 진행되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영화 말미에 살짝 나와서 어벤저스2에 대한 떡밥을 던져주신 '그 분'도 있을 뿐더러, 시빌워같은 대형 이벤트는 지금보다 더 많은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테니까요. 하지만 어벤저스를 통해서 뚝심을 보여준 마블이라면 분명히 뭔가 크게 보여주기는 할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다른 캐릭터들을 영화화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또 그때마다 새로운 악당(보통 빌런이라고 하죠)을 보여줄테니까요.

영화 어벤저스는 참 독특한 시리즈물입니다. 영화 한편 한편이 공개될때마다 충실한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판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를 쌓게 하니까요. 아마 마블 엔터테인먼트가 도산하지 않는 이상 10년이 걸리든 20년이 걸리든 계속해서 영화를 만들것이고 어느날 갑자기 어벤저스마저도 예고편처럼 느껴질 그런 대형 이슈를 만들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닐테지만, 한번 해냈으니 다음번도 있겠죠. 뭐든 처음이 어려운거 아니겠습니까.



3. 그리고 그 외 이야기들

(1) 그런데 이런 매니악한 컨텐츠의 영화가 나올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여러모로 자막이 아쉽더군요. 첼리스트를 첼로리스트(...)로 표기한것도 웃기고(사람들이 첼리스트라는 단어를 모를것 같으면 첼로연주자라고 표기하면 될텐데), 사소한거지만 '테서렉트'를 '큐브'라고 표시한것도 거슬렸죠. 물론 원래 명칭이 코스믹큐브라고는 한다지만, 영화 인물들이 계속 테서렉트 테서렉트 하는데 자막에 큐브라고 써있는건 뭔가 몰입감을 해치지는 않았을까 싶었거든요.

여담이지만 영화에 테서렉트와 아이언맨의 아크원자로의 연관성을 암시하는 장면이 몇몇 있습니다.
문제는 아이언맨도 봐야되고 퍼스트어벤저도 봐야한다는거? 알면 알수록 재미있어지죠.


그 외에도 블랙위도우가 스파이짓을 하기 위해서 일부러 잡혀있을때 나오는 대사 자막중에 '나, 정말 예뻐?'하는 대목이 있는데, 이게 러시아어로 말하는 장면이라 밑에 영어자막도 같이 뜹니다.

'You really think I'm pretty?'

이건 그냥 번역하나 맥락을 따져서 번역하나 '정말 내가 예쁘다고 생각해?'라고 해석해야 할 것 같은데...여튼 자막 참 이상하더군요. 아무래도 나중에 이쪽 오타쿠분이 따로 개인적으로 만드시는 자막을 참조해서 한번 더 봐야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영화속 깨알같은 재미들을 발견하지 싶어서 말이죠.

(2) 솔직히 말하면 영화를 보고 굉장히 감동했습니다. 어렸을때부터 이런 영화를 기대하고 있었지만 제가 한 30대나 40대 되어서야 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20대 후반에 이런 영화를 보다니...눈물이 다 날 것 같더군요. 그래서 3D로 보고 2D로 또 한번 보고 나중에 DVD로 한번 더 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번 기회를 통해 마블코믹스가 더 정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ㅎㅎ

(3) 영화에서의 닉 퓨리는 사무엘 잭슨이 맡고 있죠. 그런데 원래 코믹스판의 닉 퓨리는 백인입니다. 근데 뭐 인종이 바뀌었다곤 해도 그 카리스마 자체는 크게 상하지 않아서 별 상관은 없었죠. 그런데 인종비율을 맞추려고 했던건지 닉 퓨리의 부관인 마리아 힐이 백인 배우더군요. 코믹스판에서는 흑인(피부색이 좀 애매하긴 하다만...)이거든요. 뭐 근데 마리아 힐 배역을 맡은 코비 스멀더스도 잘 어울려서 크게 신경쓰이진 않더랍니다. 아 그리고 영화만 보시던 분은 마리아 힐이 하는 것도 없으면서 뭐 이렇게 자꾸 얼굴을 들이미나...하실텐데, 이 친구 중요한 친구입니다. 할 일도 많고...

난 그래도 콜슨이 좋더라.



마블의 세계관은 굉장히 방대합니다. 그리고 한개가 아니라 여러개가 있죠(...) 그래서 각각의 세계관을 유니버스라고 부릅니다. 영화판의 경우에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고 불리죠. 당연한 이야기지만 아마 시빌워가 영화화된다고 하더라도 코믹스판과는 달라지지 않을까 합니다. 하긴 뭐 설정 비틀어지는거야 굳이 영화가 아니더라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죠. 외려 별개의 세계관이 만들어진 것이 다행이 아닐까 합니다. 어쨌거나 마블 엔터테인먼트가 이 스크린으로 옮겨온 슈퍼히어로들을 제대로 만들겠다는 선언이라고 볼 수 있으니까 말이죠.


그러니까 여러분, 어벤저스 꼭봐라 두번봐라 세번봐라.


근데 저 위에 배역 글자 폰트 되게 촌스럽지 않냐.




건축학개론, 약속된 첫사랑의 판타지





건축학개론 (2012)

 8.6
감독
이용주
출연
엄태웅한가인이제훈수지조정석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한국 | 118 분 | 2012-03-22



1. 건축학개론 보고 왔습니다. 뭐랄까, '풋풋한' 첫사랑에 대한 판타지를 오밀조밀 잘 모아서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 같더군요. 그러니까 이게 잘 생각해보면 참 진부한 이야기들인데 그걸 어떻게 쪼물쪼물 잘 만져서 진부하지 않게, 어쩌면 참신하게 만들었달까? 뭐 참신하다기보단 재미있지만 말입니다. 어쨌거나 여자주인공 '서연'은 그야말로 '첫사랑 판타지'의 재현이죠. 피아노를 치는 아름다운 음대 여학생, 우연히 같은 수업을 듣고, 우연히 얼마전에 남자주인공의 동네에 이사를 왔고, 같은 버스를 타고 등교를 하며, 같이 듣는 수업의 과제를 하다 친해지는 식의...게다가 친해지고 나서 생겨나는 일들도 '첫사랑'스러운 것들입니다. 어쩌면 첫사랑 클리셰라고 부르는것도 무방하겠네요. 여튼 첫사랑에 눈물 흘려본 성인남자라면 적어도 한 장면 정도는 아련하게 공감이 갈거에요.


2. 뭐 이런저런 자잘한 클리셰들이 합쳐져서 판타지를 만들기도 하지만, 사실 이 판타지를 완성하는 요인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일단 첫번째로는 바로 '스무살, 대학에서 만난 인연'이라는겁니다. 다들 중고등학교때 그런 얘기 많이 듣잖아요. '대학만 가면 예쁜 여자친구 / 잘생긴 남자친구 생긴다'같은 이야기. 물론 그냥 좋은 대학 가라고 하는 이야기지만 말이지만, 이게 속든 안속든 대학에 가면서 누구라도 이상적인 사람과의 만남을 꿈꾸게 되니까요. 실제로는 만남 자체가 없을 수도 있고, 만나고 연애를 할수도 있고 못할수도 있고 그렇지만 누구라도 꿈꾸는 인연. 이거야말로 영화 '건축학개론'이 첫사랑 판타지가 되게 하는 중심축이라 이거죠.


3. 그리고 또 하나, 판타지의 중심축에는 바로 수지가 있습니다. 수지, 오 수지!


아 이게 아닌가...


수지, 곱네요


사실 서연역에는 수지 말고 한명이 더 있죠. 현재를 담당하는 한가인 말입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한가인으로는 '풋풋한' 첫사랑의 판타지를 만들 수가 없습니다. 미모가 워낙에 비현실적이잖아요. 조각같은 외모가 어떻게 풋풋하겠냐 이 말이죠. 모름지기 스무살에 대학에 가서 만나게 되는 이상형이라면 뭔가 순수한 느낌도 있어야 될 것 같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수지는 아이돌이긴 하지만 괜찮은 한 수 였죠. 수지의 외모를 보자 하면...이쁘네요. 굉장히 이쁜데, 이상하게도 왠지 잘 찾아보면 주변 어딘가에 있을것만 같은 그런 친숙함, 친밀감이 있단 말입니다. 아 저도 알고 있습니다. 잘 찾아봐도 주변에 수지같은 여자는 없다는 것을...하지만 골자는 이거에요. 한가인의 미모는 어딘가 비현실적인 면이 있다면, 수지의 미모는 현실에 안착해 있다는거죠. 게다가 나이도 어리니 '스무살에 만났던 첫사랑'으로 얼마나 적당합니까? 


4. 앞에서 죽- 첫사랑 판타지 이야기를 하기는 했습니다만, 아쉬운 면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 '판타지'가 전적으로 남성중심이라는거죠. 남자들한테는 지나간 첫사랑의 추억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될 수 있지만 여자들한테는 글쎄요...제가 여자가 아니라서 잘 모르긴 해도 딱히 첫사랑의 추억을 자극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남성과 여성의 판타지가 같을 수가 없으니 어쩔 수 없었겠지만요.


5. 그래서인지 몰라도, 첫사랑 외에 다른 양념을 쳐놨더군요. 그것도 아주 맛깔나는 양념 말입니다.


영화가 끝나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재수생 친구 '납뜩이'


바로 승민의 연애코치가 되어주는 친구 '납뜩이'죠. 비범한 패션감각에서부터 시작해서 연애상담하는 모습, 승민의 슬픔에 공감해주며 위로해주는 모습 하나하나까지 뭐하나 버릴게 없는 모습을 보여주더랍니다. 특히 '키스'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이 친구가 없었다면 건축학개론은 뭔가 심심한 영화가 되어버렸을 겁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현재시점에서도 한번 나와줬으면 했는데 아쉽더군요.


6. 요는 이겁니다. 사실 '건축학개론'은 이야기 자체로 봤을때는 뭐 엄청 새롭고 이런게 없어요. 오히려 드라마 쪽의 낡은 이야기들을 끄집어냈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이 낣은 이야기들을 다시 잘 닦아서 영화적으로다가 이리저리 배치를 한거죠. 그랬더니 아주, 진짜 괜찮은 물건이 나온거구요. 아마 드라마로 썼으면 이렇게까지 재미있지는 않았을거에요. 영화라서 다행입니다.


7. 그러고보니 어린 승민역의 이제훈, 저는 맨 처음에 김수현으로 착가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응? 저 친구 이름이 이제훈이었나?' 했는데...그냥 제가 헷갈린거더군요. 근데 눈매가 왠지 류승범같지 않나요? 물론 이제훈이 더 잘생겼고 류승범이 더 멋있지만.




8. 영화를 서울극장에서 봤습니다. 처음 가본건데 되게 좋더군요. 마치 옛날영화에 나오는 구식 극장이랄까...상영관은 복층구조로 되어있고, 스크린도 크고 뭔가 공연도 할 수 있을것 같은 무대도 있구요. 앞으로 다른 멀티플렉스 영화관(CGV, 메가박스 등등...)에서는 이런 만족을 못느끼지 싶습니다.


9. 여튼 재미있습니다 건축학개론. 누가 봐도 좋을 영화구요.


10. 아...심히 외로우신 분은 안보는게 좋을거에요. 멘탈붕괴를 경험할겁니다.







책의 미래, 전자책은 새로운 지식의 혁신인가


'읽는다'는 행위를 통해 소비되는 매체, 책. 이 책이라는 매체는 이미 한번 금속활자인쇄술이라는 기술혁신을 겪은 바 있습니다. 금속활자인쇄술 이전의 책은 '필사'라는 수단을 통해 만들어지는 수공업적인 물건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인쇄술을 통해 대량인쇄가 가능해졌고, 그로 인해 '대중화'라는 혁신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몇 세기가 흘러 책은 새로운 혁신을 맞이하게 됩니다. 바로 전자책입니다. 혹자에 의하면 전자책이야말로 '책의 미래'라고 불리울 정도이기도 하니까요. 물론 아직까지는 대다수의 책이 먼저 종이책의 형태를 띄고 출판됩니다. 하지만 인쇄본이 필사본을 밀어냈듯이 언젠가는 전자책이 인쇄본을 밀어내고 주류의 자리를 차지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 전자책에 대해, 그리고 전자책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봅니다.


1. 전자책 포맷 이야기

전자책 역시 컴퓨터 문서나 이미지처럼 파일의 형태를 띕니다. 그리고 doc나 hwp, jpg나 png파일처럼 똑같은 매체라 하더라도 여러가지 포맷이 있듯이 전자책도 여러 파일 포맷이 있습니다. 그중 주로 널리 쓰이는 것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ePUB] ePUB은 국제전자출판포럼(IDPF)에서 만든 전자책의 개방형 규약이자 파일 포맷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일반적인 출판물과는 달리 레이아웃을 유지하는 형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ePUB 포맷의 경우에는 화면의 크기와 글자의 크기같은 요소가 달라지면 거기에 맞춰서 페이지가 다시 계산되어 나타나게 됩니다.


- 스티그 라르손,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ePUB은 국제 표준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교보문고나 인터파크, 예스24등의 많은 전자책사업자가 이용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자별로 각기 다른 DRM(Digital Right Management) 형식을 적용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단말기가 수용 가능한 업체의 전자책만 읽을 수가 있습니다. 또한 레이아웃을 유지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단말기에서 사용이 가능하긴 하나 또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인 출판물과 같은 디자인을 적용하기가 어렵습니다. 인문학 도서나 문학작품같은 경우에는 텍스트 중심의 내용이라면 크게 상관은 없겠지만 디자인관련 서적처럼 이미지와 레이아웃이 중요한 요소인 출판물의 경우에는 제약이 커지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전자책사업자들은 ePUB과 PDF를 병행해서 제공하게 됩니다.


[PDF] PDF는 포토샵으로 유명한 어도비사에서 개발한 전자문서 포맷입니다. 문자와 도형, 그림, 글꼴 모두 파일 내에 포함이 되어서 제작시에 표현했던 모든 것들이 그대로 표현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레이아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이미지가 많이 들어간 도서의 경우에 표현하기가 편합니다.


- 월간 웹 2011년 11월호 -

하지만 그런 장점에 반해 PDF전자책 자체의 크기가 크거나 스마트폰같은 작은 화면의 단말기의 경우에는 확대한 채로 왔다갔다하면서 보아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태블릿PC나 7인치 이상의 전자책 전용 단말기, 혹은 일반 PC에서 보기에 적합한 포맷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HTML5] 사실 HTML5는 전자책 출판을 위한 포맷이 아닙니다. 그저 웹상에서의 확장성이 더 보장된 것 뿐이죠. 하지만 웹폰트를 사용한다던가 혹은 별도의 뷰어 없이 전자책을 표현된다는 등 전자책의 표현방식이 다양해질 수 있기 때문에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미 아마존의 KF8이라던가, ePUB3.0같은 차세대 전자책 포맷들이 HTML5를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11024100333
http://lum4n.blogspot.com/2011/09/html5-e-book-epub30.html



2. 전자책 단말기 이야기

전자책을 볼 수 있는 단말기는 디스플레이를 기준으로 크게 두가지로 구분이 됩니다. 전자책 전용 단말기에 쓰이는 e-ink 디스플레이와 컴퓨터 화면이나 스마트폰, 태블릿PC등에 쓰이는 LCD 디스플레이가 그것이죠. 두 디스플레이는 각각 장단점이 뚜렷하게 구분이 됩니다.

[e-ink 디스플레이 기반 단말] e-ink 디스플레이는 전기영동 디스플레이라고도 부릅니다. 원리는 전류를 흘렀을때 + 혹은 - 극으로 움직이는 미세한 나노입자를 이용해 화면을 표시하는 것입니다.

- 위키피디아, '전기영동 디스플레이' 항목-

위의 그림을 기본원리로 합니다. 뿐만아니라 컬러필터를 입힌다던지, 입자 자체에 색을 입히는 등의 방식으로 적색, 녹색, 청색을 조합하여 다양한 색상을 표현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e-ink 디스플레이는 전자책을 표현하는데 적절한 성능을 보여줍니다. LCD 디스플레이의 경우에는 내부 백라이트를 통해 사용자에게 빛을 직접 쏘고, 그로 인해 사용자의 눈에 큰 부담을 줍니다. 하지만 e-ink 디스플레이는 단순 반사광 자체로만 화면을 표시하기 때문에 눈에 부담이 매우 적습니다. 거기에 더불어 화면을 표시한 후 유지하는데 전력 소모가 거의 없기 때문에 배터리가 오래 간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장점이 합쳐져서 책을 '읽는다'는 행위를 오래 지속할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배터리가 오래 가기 때문에 교체할 필요도 없고, 또 오래 본다고 눈이 피로할 일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컬러 표현을 하기 위한 e-ink 디스플레이는 단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 그리고 디스플레이 자체의 화면 전환 속도가 느려 문서가 아닌 매체를 표현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에서 전자책 한정 단말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이용하게 됩니다.


[LCD 디스플레이 기반 단말] LCD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하는 단말에는 스마트폰, 태블릿PC, 일반PC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일반PC를 전자책을 보는 용도로 쓰는 경우는 그리 많지는 않으니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대한 이야기만 하죠.


- 미디어오늘, '아이패드를 사지 않을 20가지 핑계거리' -

사실 스마트폰은 책을 읽기에 그렇게 적합한 기기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다른 전자책 단말에 비해 그 크기가 너무 작습니다. 화면상에 표시 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극도로 제한되어 있으며 그때문에 장시간 집중하기에도 어렵죠. 오랫동안 붙잡고 정보를 습득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트렌드모니터, '종이책 VS. 전자책 이용 관련 조사' -
http://dok.do/426J41

하지만 다른 단말에 비해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용중이기 때문에 전자책 사업자들에게는 매력적인 기기입니다. 새 기기의 구매를 유도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는 것 보다는 이미 큰 영향력을 보여주는 시장에 파고들어 전자책을 구매하게 만드는 쪽이 훨씬 편할테니까요. 위의 설문조사를 보면 실제로도 스마트폰이 76.4%라는 비율로 다른 단말기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태블릿PC가 근소한 차로 전자책 전용 단말기를 앞서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스마트폰 유행으로 인한 대중화와 아직까지는 비싼 전자책 전용 단말기의 가격 등이 있겠죠. 최근 아이리버와 교보문고의 합작 '스토리 K'가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되어 나름 선전을 하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머니투데이, 아이리버, '스토리K' 초기물량 4천대 완판 :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2012609240544136&outlink=1



3. 플랫폼 이야기

플랫폼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겁니다. 플랫폼은 컨텐츠나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의 사용기반이 되는 소프트웨어나 시스템을 이야기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시리즈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윈도우 위에서 여러가지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이 돌아가게 되어 있으니까요. 요즈음에는 플랫폼에 대해서 이와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개념으로 사용합니다. 플랫폼 자체의 뜻과 사용자들이 플랫폼 위에서 살아간다고 표현할 수 있는 생태계를 합친듯한 개념이죠. 그리고 이 새로운 개념의 플랫폼에서는 진짜 생태계처럼 '생산'과 '소비'의 주체가 동일해집니다. 이전에는 컨텐츠를 전파하려면 현실 세계의 자원을 소비하여 만들어내고 돈을 들여 유통을 해야했습니다. 하지만 '웹'이라는 기반을 통해 전자신호로 만들어지는 컨텐츠는 누구라도 생산을 할 수 있고, 누구라도 소비를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쉽게 말이죠. 전자책 시장 또한 이와 같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이뤄지는 생태계가 구축되어가고 있는 것이죠. 

[해외사례 - 아마존] 해외에서 전자책 플랫폼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아마존이죠. 아마존이 2007년 말에 '킨들'을 내기 전의 전자책 전용 단말기들은 비싼 가격과 부족한 컨텐츠 등의 이유로 실패했었습니다. 하지만 킨들은 저렴한 가격(당시 399달러 - 현재 최저 79달러)과 압도적인 컨텐츠 양으로 소비자들의 강력한 반응을 이끌어냅니다.

종이책 : (온, 오프라인)서점에서 책을 구매한다 -> 읽는다
전자책 : PC로 책을 구매(다운로드)한다 -> 메모리스틱이나 USB케이블을 연결한다 -> 전자책 전용 단말기로 옮긴다 -> 읽는다

- '킨들' 이전의 종이책과 전자책 소비단계 -

하지만 킨들의 성공요인을 이 두가지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저렴하고 컨텐츠가 많다고 하더라도 사용하는데 있어서 불편하면 점점 사용자로부터 멀어질테니까요. 실제로 킨들 이전의 전자책 전용 단말기들은 번거로운 점이 있었습니다. 단말기에 책을 저장하려면 PC로 다운받은 후에 메모리스틱이나 USB케이블을 통해서 옮겨야 했는데, 사실 단순한 과정이긴 하지만 일반 종이책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성가신 과정이었죠.

- SERI 경영노트, 'e-book 신성장의 주역, 아마존' -

아마존은 어떻게 해야 이런 번거로운 과정을 없애고 전통적인 독서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한마디로 책을 읽기 위한 과정에 '킨들'의 존재감을 없애고 싶었던 것이죠. 결국 아마존은 '위스퍼넷'이라는, 킨들 사용자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고안해냅니다. 이 위스퍼넷의 존재로 킨들은 굳이 PC를 키지 않더라도 바로 전자책을 구매할 수 있게 됩니다. 
*위스퍼넷은 스프린터의 네트워크 망을 쓰는데, 킨들3, 여타 다른 기기의 인터내셔널 버전의 경우에는 AT&T의 네트워크 망을 사용

종이책 : (온, 오프라인)서점에서 책을 구매한다 -> 읽는다
일반전자책 : PC로 책을 구매(다운로드)한다 -> 메모리스틱이나 USB케이블을 연결한다 -> 전자책 전용 단말기로 옮긴다 -> 읽는다
킨들 : 킨들로 책을 구매(다운로드)한다 -> 읽는다

- '킨들'로 인해 새로워진 구매 단계 -

이것은 어찌보면 전통적인 종이책의 사용방법보다 더 간편해졌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종이책은 직접 서점에서 사거나 인터넷으로 사는 방법이 있는데 서점에서 사는 경우에는 직접 갔다오는 시간과 비용이 들고, 인터넷으로 살 경우에는 기다리는 시간과 택배비용이 들기 때문이죠. 이런 소비의 간편화야말로 위에서 이야기한 플랫폼과 생태계 구축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국내사례] 현재 국내에서도 수많은 업체가 전자책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전자책 전용 단말기로는 약 7개 업체가 있고, 왠만한 인터넷 서점에서는 모두 전자책을 취급하고 있으며, 전자책만 취급하는 인터넷 서점도 생겨났죠. 하지만 아직 전자책 시장 자체가 크지가 않은 상황이라 전반적으로 비슷한 수준입니다. 지금으로서는 가격경쟁력이나 컨텐츠 양과 질의 우위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상황이죠.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하지 않은가 하는 상황입니다.

- 아이리버와 교보문고의 합작품 '스토리K' -

그래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유저의 확산과 그에 따른 업체별로 전자책 애플리케이션들이 속속들이 만들어지면서 슬슬 국내 전자책 시장도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그리고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아이리버에서 제작을 맡고 교보문고에서 컨텐츠 제공을 맡은 '스토리K'가 99,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발매되어 전자책 전용 단말기 시장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죠.

아이뉴스24 - 아이리버 '스토리K', 국내 전자책 시장 불 지폈다 http://news.inews24.com/php/news_view.php?g_serial=637538&g_menu=020800
아이티동아 - 전자책 리더기 일단 저렴해야 뜬다 - 스토리K http://it.donga.com/review/8336/

국내 전자책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시장의 형성 자체야 한참전에 되었지만 소비자층이 제대로 형성되기 시작하는건 지금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스마트폰을 통해 시장이 형성되었지만, 앞으로 업체들의 향방에 따라 전자책 전용 단말기 쪽이 어떻게 될지는 모를 일입니다. 아마도 아마존처럼 먼저 제대로된 플랫폼과 생태계를 구축하는 업체가 승기를 잡겠지만 말입니다.



4. 책의 미래

[전자책은 책의 주류가 될 것인가?] 처음에도 이야기했듯이, 금속활자인쇄술은 책의 대량인쇄가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일부 소수 계층에게만 전해지던 '지식'을 대중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면에서 전자책의 등장은 필사본에서 인쇄본으로 넘어가는 혁신과 비슷한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더욱 더 많은 사람들에게 책이 다가갈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하고 있으니까요. 거기다가 디지털의 형태를 띄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책이라는 '지식'을 공유까지 하게 됩니다. 이른바 웹 2.0과 비슷한 책 2.0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당장에는 익숙하지 않은 형태로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거부감을 일으킨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트위터, 페이스북, 인터넷을 하면서 전자매체를 통해 무언가를 보고, 읽는데 익숙해지고 그에 이어서 전자책이라는 매체에도 익숙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확치는 않지만 대략 30명가까운 사람들이 무엇인가 들여다보고 있었다.
 놀랍게도 10명 가까운 사람들이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있었다. 타블렛사용자중 아이패드가 아닌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 같다. 또다른 10명 가까이는 랩탑을 쓰고 있었다. (보스턴공항은 무료인터넷이 제공된다.)
 1명은 킨들을 보고 있었고 2명은 종이잡지를 읽고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는 스마트폰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즉, 종이를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은 겨우 2명이었다."


- 에스티마의 인터넷 이야기, '공항게이트에서 보는 미디어 소비경향의 변화' -
http://estima.wordpress.com/2011/12/06/gate/


킨들같은 전자책 전용 단말기의 경우에는 우리나라랑은 약간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매일 아침 출근 지하철에서 이와 비슷한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꺼내서 뭔가를 하고 보고 듣는 많은 사람들이죠. 책을 꺼내서 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 중 대다수가 결국에는 그 책이 종이가 됐든 기계가 됐든 개의치 않게 될 것입니다.


특징적인 것은 전자책 단말기의 보유자 중 97.1%가 종이책을 읽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자책을 이용하기 위해 단말기까지 구입한 사람들이 사실은 종이책도 많이 읽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매체의 중요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 트렌드모니터, '종이책 VS. 전자책 이용 관련 조사' -
http://dok.do/426J41


얼마전 브리태니커가 244년만에 출판을 중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서재를 채우는 출판물의 대표격이었던 브리태니커의 선언이었으니 아마 많은 사람들에게 굉장히 큰 의미로 다가갔을 것입니다. 이에 대해 브리태니커의 회장 조지 커즈는 웹사이트에서는 계속 새로운 내용이 업데이트 될 것이라고 말하며 이 결정에 대해 "새로운 시대의 통과의례"이며 "웹사이트에는 더 많은 내용과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담을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전자책의 형태라기보단 웹 자료원의 형태로 전환되는 것이지만 브리태니커의 이같은 결정은 종이매체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여기 '전자책은 책의 미래인가?'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은 '아무래도 그럴 것이다'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금속활자 인쇄술이 그랬던 것처럼 지식의 흐름은 더더욱 대중지향적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종이책과 전자책을 놓고 보자면 전자책 쪽이 조금 더 대중지향적인 매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자책은 '기술적으로 뛰어난'것이 아닌 '대중지향적인' 매체이기 때문에 지식의 미래로서, 책의 미래로서 작용할 수 있을것입니다.

이별은 맛집을 부르고 - 연남동 홍복, 남가좌동 참숯불로, 데미타스


아, 그간 격조했습니다. 제가 대학생인지라 개강만 할라치면 눈코입이 어디 달렸는지도 모르게 쌔가 빠지도록 바빠요. 게다가 이번학기가 마지막 학기라 약간의 멜랑꼴리함이 겹쳐서 여튼 블로그 돌아보고 할 그럴 틈이 없었음. 물론 술마시고 맛있는 식사할 틈은 있었지. 사람이 먹고살기는 해야 될거 아니요...어쨌든 그러했기 때문에, 그간 먹고 마신 것 중에 인상깊었던 것들을 좀 보여드리죠.



2012년 2월 29일 - 당분간 못 볼것 같았던 널 보기엔 중국요리가 좋은 것 같아. '연남동 홍복'


친구가 졸업을 했는데, 시절이 하 수상해서 취직이 어렵더라구요. 해서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 1년 과정의 교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근데 일정표를 보니까 야 이건 뭐 야자 없는 고등학교더만? 그래서 당분간 보기가 힘들 것 같으니, 같이 점심이나 한 끼 먹자꾸나 하고 만났죠. 이번엔 어딜 가볼까 했는데...생각해보니까 연남동에 안간지 꽤 오래된 것 같은기야! 해서 연남동 중국집중에 아직 안가본 곳을 서췽을 해보니 눈에 딱 띄는, 삼치물만두로 유명한 '홍복'이 보이더만요. 해서 그곳으로 갑니다. 만두 먹으러 헤헤헤


요거이 가게 내부 사진입니다.
갤럭시 넥서스 사고 파노라마 기능이 있길래 써봄...가운데는 주인아저씨,
오른쪽엔 1년 과정의 교육을 받는 제 친구(http://xharr.tistory.com/)


한 쪽 벽면에는 이렇게 술병이 가득히...으하 술땡기는 벽면이죠.


어쨌거나 메뉴판을 받아보니 아 이것도 먹어보고 싶고 저것도 먹어보고 싶고...하지만 전날 검색해본 결과에 의하면 탕수육과 찐만두과 준수하다고? 그리고 삼치물만두가 독특하다니 일단 이걸 시켜보도록 합니다.



탕수육입니다. 잘 안보인다구요?



그럼 이걸 한번 봐바...어때?
크...크고...아름답습니다...

는 뻥이구요, 솔직히 좀 양이 적어서 실망했습니다.
그래도 김 폴폴 나는 것이 아주 먹음직스러워보여 군침은 돌았죠.
그리고 실제로 맛은...맛있어요. 뜨거워서 하앜하앜거리면서 먹긴 했지만, 준수합니다.
그래도 초마의 탕수육이 더 맛있기는 합니다. 여튼 그리고 나오는 만두 두개!



이 집은 뭐든 나오면서 김이 격하게 뿜어져나오는게 특징인 모양입니다.
여튼 왼쪽은 삼치물만두, 오른쪽은 찐만두.



삼치물만두. 돼지고기대신 삼치살로 만두속을 채웠는데 이게 은근히 잘 어울려요.
엄청 맛있다기보단 어떤 별미로서 종종 먹어보기에 딱 좋은 메뉴가 아닌가 싶습니다.

근데 친구는 좀 비리다고...한 번 밖에 안먹어서 모르겠지만,
사람에 따라 좀 안맞을지도 모르겠네요. 이 친구가 막 비린내에 예민한건 아닌데...
여튼 한번쯤은 먹어볼 만 합니다.



그리고 이건 찐만두. 납작한게 군만두처럼 생겼고, 한입 배어물면 저렇게 속이 허하지만...
그건 함정이고 사실 육즙이라고 해야되나, 소룡포같은 요리처럼 안에 육즙이 들어있어서
향기와 좋은 맛을 내줍니다. 솔직히 이 날 가서 먹은것 중에 가장 빨리 사라짐...
홍복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메뉴가 아닌가 싶더군요.


아 근데 먹고나니 조금 아쉽습니다. 이런 집에서는 맥주도 한 병 먹으면서 조근조근 얘기도 좀 나누고 해야되잖아요. 그리고 앞서 시킨 것들이 그리 양이 많은 것도 아니라서...왕만두와 맥주 한병을 시킵니다. 무슨 맥주냐구요? 당연히 칭따오죠! 중국요리니까 헤헤헤...

근데 칭따오 병이 5,000원이라서 아 좀 비싸다...싶었는데 비쌀 이유가 있더군요.



사진으로는 크기가 가늠이 안될수 있는데, 걍 평소에 보던 병 사이즈가 아니고 꽤 큰 사이즈의 병이었습니다. 그러니 5천원이나 할 수 밖에 없죠. 맛이야 뭐...아시잖아요? 중국요리에 어울리는 맥주라는거 ㅎㅎ 그리고 좀 오랜(...)시간을 기다리니 왕만두가 나옵니다. 셋이서 갔는데 또 적절하게 세개 주십니다. 물론 메뉴판에도 세개준다고 나와있어요 친절하게.



뭐 중국요리 좋아하시는 분들은 익숙할 왕만두의 모습. 근데 좀 다른데 비해서 조금 더 크긴 큽니다. 나눠주는 앞접시가 가득 차더라구요. 그리고 먹어보니 또 다른게, 내용물이 매우 푸짐하고 알맹이가 큽니다. 씹는 맛이 아주 제대로에요. 내가 이래서 왕만두를 못끊어...ㅎ... 여튼 이것도 괜찮군요. 뭐 월등하게 뛰어나진 않지만 다른 일반적인 왕만두보다 조금 더 맛있는 정도입니다. 땡기면 시킬 그런 메뉴죠.


이 왕만두까지 다 먹고나니까 배가 터질 것 같더군요. 요즘 뭐하냐고 물어보면 살뺀다고 대답하는데...뭐 사는게 다 그렇죠. 어쨌거나 친구와는 언젠간 또 만날것을 기약하며 헤어집니다. 같이 간 다른 친구가 왠지 곧 또 볼수 있을것 같다고 했는데...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2012년 3월 4일 - 사랑은 애인보다 친구. '남가좌동 참숯불로'


1년의 교육과정을 거칠 친구를 떠나보내고 몇 일이 지나서, 졸업한 다른 친구(사실은 형인데 동기라서...)로부터 연락이 옵니다. 모 대기업 최종면접까지 통과해서 취직이 되었다는 소식이더군요. 그리고 주말이 지나면 교육이 끝나고 근무지로 내려가야해서 당분간 보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여튼 그러하니, 술 한잔 하자고 합디다. 뭐 살 빼는 와중이지만 하루정도는 술 한잔 해도 괜찮은 법이죠. 하지만 살을 빼고 싶다면 인간관계를 끊는 것을 추천합니다. 얻는게 있으면 잃는게 있는법이니 너무 억울해 하지는 마시구요.

여튼 1차에서는 학교생활의 추억이 한 2~30%정도는 녹아있는 학교 앞의 단골 술집에서 합니다. 사장님께서 노부부신데, 인심이 얼마나 좋으시냐면...세트하나 시켜놓고 먹다보면 파인애플도 가져다주시고 파전도 가져다주시고 계란찜도 가져다주시고...특히 파인애플은 계속 주십니다. 제가 볼때는 사장님 연배도 그렇고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하시는 가게가 아니라 걍 학생들 보는 낙으로 하시는 것 같아요. 뭐 저같은 가난한 학생들은 좋습니다. 아쉽게도 곧 장사 접으시고 낙향하신다는 얘길 들었지만...사장님 부부께서 어디서나 행복하시길 바랄 뿐이죠. 어쨌거나 학교 앞 단골집들이 이렇게 하나 둘 사라져가는걸 보고 있자니 좀 가슴이 아프네요. 빨리 졸업하고 다른데를 가던가 해야지...

여튼 그건 그거고, 1차에서 거나하게 마시고 2차에서 좀 마시고 바글대는 인파를 몰아내고 딱 네명이 남습니다. 이번에 취직한 친구, 작년에 취직한 친구, 저, 그리고...저 위에 홍복에서 같이 식사한 1년 교육과정을 보낼 친구. 당분간 보기 어려울 것 같다더니 이렇게 또 보게 되는군요. 뭐 좋죠 저야 ㅋㅋㅋ 남은 이 네명은 취직한 친구의 말을 듣고 꼼장어를 먹으러 갑니다. 사실 제가 꼼장어 먹고싶다고 했는데 괜찮은데가 있다그래서 쫄래쫄래 따라감ㅋ

도착해보니 가게가 이름이 있긴 있는데 그것보다는 간판에 커다랗게 써있는 '숯불꼼장어 6,000원 불닭발'이 더 눈에 들어옵니다. 아오 숯불에 꼼장어 쥑이잖아요! 술도 한잔 들어갔겠다 기분좋게 기세좋게 가게문을 열고 들어가 착석을 합니다. 그리고 꼼장어 주문! 이내 나오는 바알간 꼼장어!



에그머니, 징그럽기도 하지...


는 뻥이고 그냥 빨리 익혀서 먹고싶은 생각 뿐입니다.



전광석화와도 같은 손놀림의 po굽기wer. 물론 저 손은 제가 아닙니다. 저는 사진이나 찍는거죠.



아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이 윤기를 다시 보고 있자니 막 가슴이 두근두근24근 풀사이즈 8분지 6박자로 막 방망이질 치는군요. 꼼장어가 본디 그렇게 고급은 아니지만 그 쫄깃한 맛은 끝내주는 술친구라고 할 수 있죠. 여튼 이렇게 새벽 3시가 넘도록 부어라 마셔라 하다보니...피곤해 죽을것 같습니다. 다음날 데이트가 있는데...걍 죽을것 같음. 하지만 저는 johnny 젊으니까 괜찮습니다. 머리가 깨질것 같고 정신을 못차릴 것 같아도...술자리가 끝나고 친구 둘을 떠나보내고 방에 술이 떡이 된 남은 친구 하나를 눕혀놓고 죽은듯 잠들어도 괜찮아요. 친구가 대기업에 취직을 했고, 그로 인해 자신감을 되찾았으니까요. 행복해보이는 그 표정이 참 부럽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더랬죠. 사랑은 애인보다 친구인 모양입니다.



2012년 3월 3일 - 뭐? 에스프레소가 각성제가 아니라 썩 맛있는 음료라고? '남가좌동 데미타스'


위에 참숯불로에서 미리 말했지만, 요즘들어 학교 앞에 제 단골집들이 하나 둘 사라져가고 있더군요. 2005년부터 살았었는데...정들었던 곳들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참 거시기 하거든요. 여튼 학교앞에 카페가 하나 있었는데, 거기 주인인 자매누님들이 참 단골확보에 좋은 성격을 지니셔서...커피를 마신다면 무조건 거길 가곤 했드랬지요. 근데 얼마전 건물주가 재계약을 안해줘서 쫓겨나시고...ㅠ 매양 가던 카페가 사라지니 어허 이것 참 커피를 마시려 해도 갈 곳이 없더랍니다. 그러던 와중 살빼겠다고 헬스장을 등록했는데, 그 헬스장 앞에는 작은 카페가 하나 있었지요. 그래서 어떤 곳인가 궁금해서 들어가 에스프레소를 한잔 시켰죠. 친구 한명을 대동해서 하나 더 마실까 했는데, 딸기쥬스가 또 좋다길래 그걸로 시킵니다. 참고로 이 친구는 위에 홍복에 같이 간 친구인데 1년 교육과정 가는 친구 말고 다른 친굽니다. 여튼 주문한 메뉴가 바로 나오는군요.



친절하게도 에스프레소가 너무 쓸까봐 물을 한잔 주십니다. 하지만 사실 각성제로서 에스프레소를 종종 음용하던 몸이라 별로 상관없었는데...그래도 목마르면 마실 수 있으니 좋죠.



여튼 그래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는데, 아...맛이 너무 고소한거에요. 약간의 신맛과 함께 고소한 향이 입속에 감도는데, 사실 제가 커피를 잘 아는건 아니고 걍 자주 마시는 정도지만 아 이건 진짜 적어도 학교 근처에서는 대적할 곳이 없는 맛이다! 하는 생각이 들더이다. 이렇게 자신할 수 있는 이유는 제가 학교 근처 90% 이상의 카페에서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스롤 마셔본 적이 있기 때문이죠. 여튼 그야말로 아웃스땐딩한 맛의 에스프레소입니다. 남가좌동 살면서 커피 좋아하시면 꼭 가봐야 하는 곳이 아닌가 싶네요.



요거이 딸기쥬스. 사실 위에 뚜껑이 있지만 사진 제대로 찍겠다고 조심스레 뚜껑을 벗겼죠. 넘칠까봐 조마조마 했습니다만 저는 섬세한 남자니까요, 넘치지는 않았습니다. 이 딸기쥬스를 시킨 이유는 카운터에 대박메뉴라고 써있었는데요, 마침 안쪽에서 딸기를 씻고 있더라구요. 그리고 한쪽에는 딸기 스티로폼 박스가 한가득 쌓여있는데...! 뭐 이렇게 많이 사놨나 했더니 그 스티로폼 박스 하나당 딸기쥬스 세잔이 나온다고...어헣어헣 이보시오 그럼 수지타산(딸기쥬스 3,500원)이 맞질 않지 않소? 하고 물어보니 뭐 그렇긴 한데, 딸기쥬스로 강한 인상을 새겨주면 사람들이 단골이 되어주고, 또 그러다보면 다른 메뉴로 옮겨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손해가 되지 않는다. 고 합니다. 으햐...정말 대단한 자신감이 아닌가! 해서 빨대를 꽂고 한번 쭉 들이켜 봅니다.


오? 진짜로 맛있습니다. 과연 스티로폼 박스의 1/3이 들어가 있을 정도로 진하고 매력적인 맛입니다. 과하게 달지도 않은것이 뭐 설탕같은 것을 따로 넣은것 같진 않구요(물론 장담할 수 없지만...). 에스프레소에 이어 딸기쥬스까지 이렇게 맛있다니,

'사장님 진짜 맛있어요!'

하고 얘기하니 되게 좋아하십니다. 그런데 자신은 사장이 아니라는군요. 사장은 따로 있고 그냥 부탁받아서 운영하는거라고...처음에 운영하는 조건이 자기 개를 가게 안에 있게 해도 되게 해달라는 조건이었다고 합니다. 근데 뭐 개는 카운터 안쪽 깊숙한 곳에서 계속 자고 있기 때문에 별로 어려운 조건은 아니었는듯...나중에 기회되면 사진 한번 올려보도록 하죠. 개 종은 잘 모르지만 되게 큰 개더군요. 저는 큰 개를 좋아해서 더 좋았습니다.

여튼 그럼 사장님이 아니라니 뭐라고 불러드려야 하느냐, 하니 딱히 호칭은 없고 종종 자신을 '마스터'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일본드라마나 만화에 나오는 그런 호칭이라고 하더군요. 뭐...그럭저럭 맞는 호칭같습니다. 여기 마스터가 독특한게, 자신이 만드는 커피나 음료가 맛없으면 안된다는 강박이 있다고 하더군요. 기본적인 마인드지만 갖추지 못한 곳이 많기 때문에 더욱 독특한게 아닐까요? 게다가 말씀하시는걸 듣다보면 왠지 커피덕후의 느낌도 나고...맛있을수밖에 없을 것 같더군요.

마스터가 또 자랑한 메뉴가 있었는데, '오레오 슬러시'라는 메뉴랍니다. 다른 가게는 쿠앤크류의 아이스크림을 가는 정도의 맛밖에 못내지만, 자신이 만드는 오레오 슬러시는 실제로 오레오쿠키를 손으로 뽀개서 만들기때문에 씹는맛이 각별하다고...이것도 다음에 마셔보고 포스팅하죠. 마스터의 경영철학이 되게 기본적이면서도 독특한 느낌이기 때문에 나중에 따로 포스팅할 생각이었거든요.


이것들 말고 연신내에서 불오징어라는 것을 먹었었는데...사진이 없어서 포스팅을 못하는군요. 아쉽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는 수 밖에...어쨌거나 요 근래에도 이렇게 잘 먹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오늘밤 내일밤 매일매일밤 살뺀다고 고생하지 마시고 소중한 사람들과 좋은 음식들을 먹으며 돈독해지는 하루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서


끗!


친절한 장소안내

연남동 홍복 :  http://dmaps.kr/9hkx

남가좌동 참숯불로 :  http://dmaps.kr/9hmz

남가좌동 데미타스 :  http://dmaps.kr/9hm3



조금 늦었지만 그래도 좋아 - 안드로이드 크롬 베타

얼마전인가, 안드로이드용 크롬 브라우저가 베타버전으로 나왔다고 하더군요. 안드로이드 대중화에 비해선 뭐 굉장히 늦은 것 같은데...뭐 구글도 구글 나름의 사정이란게 있었겠죠. 내 알바는 아니지만:(

그런데 보니까 아 이게 안드로이드 아이스크림 샌드위치(ICS)에서만 돌아간다네요? 하지만 상관 없어요 어차피 전 갤럭시 넥서스니까요! 여러분 어차피 스마트폰은 중급기 이상 하드웨어는 다 거기서 거깁니다. OS 버젼만 빨리 올라가면 장땡이에요. 아니면 생긴게 맘에 드는걸 사던가...ㅋㅋ 여튼 바로 다운로드 들어가죠.


- 프로요나 진저브레드면 검색하지 마세요 어차피 안나와요. 뭐? 이클레어? 아직도 그런게 있나? -


여튼 마켓에서 검색하니 바로 나오는군요. 다운을 받아 설치를 한후 실행을 하면,




크롬 사용 약관 동의를 하고 PC나 다른 기기와의 동기화를 위한 계정 로그인을 거친후(이건 꼭 하세요. 크롬 쓰는 이유의 3~40%정도는 동기화 기능에 있거든요 ㅋㅋ) 친절한 주소창과 탭 버튼 설명을 지나 밑을 보면 계정 동기화 설정을 확인할 수 있는 화면으로 이동할 수 있게 배려를 해주고 있죠. 뭐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이지만, 특정 동기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들어가서 꺼주시면 됩니다. 네, 바로 위에 나와있는 좌측 하단의 그 화면이요. 

자 이제, 설치도 초기 과정도 지났으니 어디 한 번 둘러보죠.




맨 처음 빈 탭을 열면 하단에 세가지 선택 메뉴를 볼 수 있습니다. 맨 왼쪽에는 근래 자주 방문한 사이트를 보여줍니다. PC용 크롬과 동일하죠. 제가 스크린샷을 뜰 때는 나와있지 않았지만, 원래대로라면 최근에 닫은 탭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오른쪽. 북마크를 볼 수 있는데요, 동기화를 통해 다른 기기의 북마크를 볼 수 있죠. 저같은 경우에는 데스크탑 북마크가 PC에서 쓰던 크롬의 북마크바이고, 기타 북마크는 PC크롬의 기타 북마크, 모바일 북마크는 그냥 폰에 저장되어있는 북마크입니다. 그리고 맨 왼쪽이 제일 중요한데요, 다른 기기에서 열어놨던 창들을 동기화시켜서 폰에서도 접근할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스크린샷의 SPRM-PC가 제가 쓰는 PC의 이름이거든요. 저 스크린샷 찍기 한 4시간전에 창을 닫았다는걸 알 수 있죠 ㅋㅋ 솔직히 이 기능이면 종래의 어플 '크롬 투 폰'은 그냥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 같습니다 ㅋㅋ

뭐랄까, 요즘의 안드로이드는 초기에 비하면 왠지 애니메이션도 많이 들어가고 나름 깔끔해진게...iOS를 의식하면서 성장해간다는 느낌입니다. 아직 따라가려면 갈 길이 바쁜 것 같지만...여튼 그런 느낌이 드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탭 전환 창입니다.




일단 탭을 세개를 띄워놨는데, 기본적으로는 왼쪽의 화면이 떠 있죠. 각 탭이 무슨 페이지인지도 미리 볼 수 있구요. 저 중에 전환할 탭을 골라서 터치를 하면 그 탭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물론 탭이 여러개일때는 이게 각각 무슨 탭인지 보기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터치한 상태로 위아래로 끌어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땡기면 가운데랑 오른쪽 이미지처럼 살짝 기울여지죠. 뭐 중요한건 아니지만 나름 소소한 재미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탭 전환 화면에서는 각 탭을 닫을 수도 있는데요, 탭을 터치한 상태로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밀어내면 캡처이미지에 나온 것처럼 각 방향으로 투명해지면서 사라집니다. 그냥 탭 좌측 상단에 달린 X 표시를 눌러서 닫을 수도 있죠. 그럴 경우에는 오른쪽으로 사라지더군요. 근데 탭을 오갈 때 마다 탭 버튼 누르고 뭐 있나 본 다음에 터치하고 이러는게 좀 불편할수도 있죠? 크롬 개발팀도 그런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그냥 웹브라우저 화면에서 화면의 좌측이나 우측 끄트머리를 터치하고, 그 상태로 반대쪽으로 밀면 다음 탭으로 이동이 가능하더군요. 그 와중에 탭 이름과 테두리가 투명했다가 점점 선명해지면서 나오는게 이런것 까지 신경을 썼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주소창에 입력하려고 터치를 하면 이런식으로 하이라이트가 되더군요. 왼쪽엔 검색을 위한 음성입력 버튼도 있구요. 이런 식으로 깨알 같은 효과를 많이 심어놓았습니다. 뭐랄까 그래픽 효과의 적절함과 과함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느낌이지만 아직까진 적정선을 지키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크롬은 역시 크롬이죠. 시크릿 탭 기능도 고대로 가져왔더군요. 저야 혼자 사는 독신남이기 때문에 인터넷을 비밀스럽게(...) 이용할 일은 잘 없지만, 핸드폰이야 가지고 다니다 보면 이 사람, 저 사람 손이 타지 않겠습니까? 외려 PC용 크롬의 시크릿 탭보다 안드로이드 크롬의 시크릿 탭 기능이 더 반갑더군요. 시크릿 탭을 보면 일반 탭과는 달리 주소창 주변 부분이 어두운 청색의 느낌이죠. 빈 탭 하단의 아이콘들도 다른 느낌이구요. 그리고 탭 전환 버튼을 눌러보면 위의 캡처 이미지처럼 일단 탭과는 별개의 줄에 정렬이 되어 있습니다. 뭐랄까 PC용 크롬에서도 일반 탭과 시크릿 탭이 합쳐지지 않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군요. 뭐랄까 비밀은 다른 것들과는 별개로 보관해야한다 뭐 그런거 아닐까요...





그런데 안드로이드 크롬, 아직 베타버전이라서 그런건지 쓰다보니 문제점이 하나 발견됐네요. 바로 페이지에서 탐색 기능입니다. 주소 입력창 옆에 점 세개가 연달아 있는 아이콘을 누르면 '페이지에서 찾기...' 기능이 있는걸 보실 수 있는데요, 검색하면 현 웹페이지 스크롤 바 상에서 어느어느 부분에 찾는 문자열이 있는걸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기능이 영어에만 국한된다는 겁니다 -_-;; 가운데 캡처 이미지에서는 'aum'을 검색했고 또 해당 문자열이 하이라이트 된 것, 그리고 스크롤 바 상에서 어느 부분이 있는지를 볼 수 있죠? 그런데 맨 왼쪽 캡처 이미지를 보시면 제가 '아이'라는 문자열을 검색했는데 검색이 안되고 있죠. 뻔히 화면상에 '아이'라는 문자열이 보이는데도 말입니다.

아무래도 베타 버젼이라서 그런지 알파벳 문자가 아니면 검색이 안되는건가 봅니다. 혹여 다른 문자가 검색이 되는걸 확인하시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드로이드용 크롬, 그동안 안드로이드 기본 웹브라우저가 아쉬웠던 부분을 많이 상쇄시켜주네요. 크롬이 안정화된 후에는 이게 기본 브라우저로 탑재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다른 브라우저들은 어떡함...? 아, 그러고보니 이게 크롬OS랑은 어떤 식으로 호환이 되는지도 궁금하네요. 근데 저한테는 크롬북이 없잖아요? 아마 안될거야...흑흑.

그리고 또 그러고보니 크롬은 플래시 지원이 안됩니다. 결국 플래시는 잡스한테 버림 받더니 구글한테도 버림 받는군요. 뭔가 많이 아쉽긴 하지만 어쩌겠어요. HTML5가 대세인걸. 솔직히 플래시 넘 떡칠하면 촌스럽기도 하잖아요. 느리기도 하고.

이래저래 많이 늦게 나온 바람에 아쉬운 크롬. 그래도 쓰다보면 꽤 괜찮습니다. 뭐 문제라면 ICS 이상부터만 지원이 된다는 것 정도일까요. 정 쓰고싶으면 루팅해서 ICS를 올리는 수 밖에 없죠...


- 친절한 다운로드 링크 -

안드로이드 마켓 링크


- 친절한 소개 동영상 -


가미우동의 모듬 튀김은 2천원 아니고 2만원 - 홍대 가미우동

얼마전에 가미우동을 다녀왔습니다.

요즘 방학중이고 해서 저랑 여자친구랑 둘다 잉여인지라 약속잡기를 무슨 90년대 후반 하이텔 벙개 잡듯이 하고 그러는데요, 가미우동에 다녀온 이 날도 급하게 잡은 약속이었죠. 둘 다 집에서 가까운 홍대에서 만나기로 하고 만난 시간은 오후 여섯시. 제가 먼저 기다려서 자상한 남친의 미덕 '그녀가 내릴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기'를 실천하고 있었죠. 바람이 부는 바람에 날씨가 춥긴 했으나 홍대 버스정류장 벤치에는 열선이 심어져 마치 아스날 박주영이 데운 벤치(주영찡...ㅠㅠ) 저리가라 할 정도로 따듯했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이런게 보이더군요.


뭐...? 아이유 속눈썹?


아이유 이쁘죠. 물론 저도 사...아니 좋아합니다. 하앜하앜


어쨌거나 아이유 속눈썹 시술이라니, 왠지 제가 좋아하는 아이유가 국민미녀로 등극한 것만 같아서 아 기분이 막 좋고 뿌듯하고 그렇습니다. 지은아 오빠가 격하게 아낀다 지금처럼만 있어다고. ...아니 요즘 살 많이 뺐던데 좀 쪄도 되긴 하지만...ㅎ...ㅎㅎ...

어쨌거나 중요한건 이게 아니죠. 조금 기다리자니 여자친구가 왔고, 시간이 딱 저녁시간대라 맛있는 걸 먹기로 합니다. 뭘 먹을까..하다가 바람이 쓩쓩 부니 생각나는 따듯한 국물,
아...오늘은 가미우동에 가봐야겠구나. 뭐 이런 이야기 되겠습니다.


뭐 그런 이야기죠.
사진은 다음 웹툰 'ACES HIGH' 1기 2화 中 한 장면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er/4926


그동안 가미우동을 가려고 해도 늘어선 줄이 많거나, 가까이 있는 다른 맛있는게 생각나서 가거나 하는 식으로 가질 못했었는데 그 날은 처음부터 가미우동을 가자! 하고 줄도 늘어서 있질 않아서 다행히 입성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음식 먹으려고 기다리는게 싫어요...그거 말고도 맛있는거 많은데 왜 내가 기다려서 먹어야함?

여튼 앉아서 메뉴판을 봅니다. 이야, 메뉴가 생각보다 많군요. 우동만 파는 줄 알았더니 튀김세트도 팝니다. 합쳐서 세트메뉴도 팔아요. 여튼 가께우동과 붓가께우동(냉우동입니다)을 고르고 메뉴판 뒷면을 보니 따로 튀김을 주문 할 수 있군요. 뭘 먹어볼까 하는데 끄트머리에 있는 '모듬튀김'. 아 역시 다양한 맛을 먹어보려면 모듬튀김 아니겠어요? 가격은 보니 2천원밖에 안합니다. 그냥 조금씩 나오는 모양이구나 싶어서 이것도 같이 먹자 하고 주문을 합니다. 그러자 종업원이 당황하면서 하는 말이

모듬튀김은 양이 많을텐데 괜찮으시겠어요?

라고...한 3~4인분쯤 된다고 합니다. 물론 저야 2천원밖에 안하는게 3~4인분쯤 해봤자 얼마나 하겠어! 하는 생각에 괜찮다고 가져다달라고 하죠. 지금 돌이켜보면...그때 다시 생각해봤어야 했죠. 3~4인분이 2천원밖에 안할리가 없잖아요... 여튼 주문을 하고 기다리다가 메뉴판에 뭐 또 다른 메뉴가 없나 싶어서 뒤져보는데 아니 이건!!!


2천원이 아니죠 2만원


아 글쎄 모듬튀김이 2천원이 아니고 2만원이었군요. 당황해서 황급히 주방을 돌아보니 주방에서는 신나게 튀기고 있습디다...ㅋ...ㅋㅋ...에라, 모르겠다. 남으면 포장이라도 하면 되지! 하는 긍정 마인드로 무장을 합니다. 글구 제가 좀 돼지라서 잘 먹기도 함 ㅎㅎ

여튼 기다리고 있자니 주먹밥이 나옵니다. 깨와 멸치를 같이 뭉치고 위에 김가루를 뿌렸군요. 간이 세지 않아서 좋습니다. 샐러드도 같이 나오는데 일식 특유의 드레싱이군요. 개인적으로 이런 스타일의 드레싱을 더 좋아하는 편이라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기다리고 있자니 모듬 튀김이...웅장한...모습으로...등장을 합니다...ㅋ...이게 바로 제가 2천원으로 착각한 2만원짜리 모듬 튀김입니다.


위에서 세번째부터 오징어, 새우, 닭 튀김


와 이거 진짜 많아요. 솔직히 좋은 기름을 쓴건지 노리끼리한게 식욕 돋게 하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내용물은 오징어, 새우, 닭, 당근, 고구마, 그리고 하나 더 있던것 같은데 잘 기억은 안나요. 이중 제일 맛있는 것은 역시 닭튀김입니다. 살찌는 소리가 들려도 들리지 않을 만큼 맛이 있어요. 찍어먹으라고 간장도 주고 소금도 주는데 개인적으로는 소금에 후추가 섞여있어서 그런지 소금에 찍어먹는게 훨씬 맛있더군요. 어차피 국물도 있기 때문에, 느끼함을 무릅쓰고 포풍 흡입을 하려는 찰나, 우동이 나옵니다.


가께우동과 붓가께우동


가께우동은 그냥 보통 우동이군요. 그럭저럭 맛있습니다. 무엇보다도 4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 적절하네요. 커플 많은 시간대만 피하면 혼자 와서 먹기에도 부담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냉우동인 붓가께우동은 냉우동이라 그런지 면빨이 아주 쫄깃하더군요. 묘하게 중독성 있는 국물도 그렇고...솔직히 추천하라면 가께우동보단 붓가께우동입니다. 물론 따순 국물이 땡긴다면야 가께우동을 드셔야겠지만...어쨌거나 붓가께우동은 날이 더워지면 솔찮게 생각날 것 같습니다.


우동과 튀김을 같이 후룩후룩 먹다보니 양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금방 다 먹더군요. 원래 면같은건 안씹고 마시는 거 아닌가요...? 아님 말구. 튀김은 3조각 남겼는데 배가 불러서 라기보다는 느끼해서 다 못 먹겠더군요. 배가 부른것도 이유긴 하지만, 제가 워낙에 잘 먹는 체질이라...우동2 + 모듬튀김 이면 일반적인 먹성의 남성분 두 분이서 가면 배가 빵빵해질 정도의 양입니다. 참고하세요. 아니면 그냥 세트메뉴 시켜드셔도 되구요...ㅋ...

가게 내부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점원들도 적당히 친절하고, (우동)가격도 꽤 저렴한 편이라 어느 나이대의 사람이라도 즐길 수 있고 또 데이트 식당으로도 적당한 것 같습니다. 대신 내부가 매우 좁으니 소개팅 자리로는 비추네요. 아, 어차피 소개팅은 다들 파스타집에서 하니까 상관없나...? 여튼 꽤 괜찮은 집인것 같습니다. 자리만 있으면 저도 종종 들를 것 같네요.


- 문제의 메뉴판 -


저는 왜 20,ㅡ 를 2만원이 아닌 2천원으로 봤을까요?


- 친절한 위치 알림 -

http://dmaps.kr/99x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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