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전통의 엔터테인먼트 외길 마블, '어벤저스'로 우뚝 서다



어벤져스 (2012)

The Avengers 
8.2
감독
조스 훼든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헴스워스, 마크 러팔로, 크리스 에반스, 스칼렛 요한슨
정보
액션 | 미국 | 142 분 | 2012-04-26
글쓴이 평점  

어벤저스 보고왔습니다. 3D로 한번 2D로 또 한번! 여튼간에,

때릴때 때려주고 맞을때 맞아주며 웃길때 웃겨주는 그런 영화더군요


김성모 화백님 존경합니다...


어쨌거나 재미있기는 진짜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리뷰를 쓸까 했는데 아 재미있단 얘기는 여기저기서 이미 다 해버렸네요? 그래서 걍 재미있단 얘기는 적당히 하고, 보면서 생각났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원래 이런 매니악한 주제들은 파고 들어갈수록 깨알 같은 재미가 있으니까요. 제가 내공이 좀 부족해서 잘 풀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여튼 어벤저스 썰, 시작해봅시다.



1. 걱정과 불안을 단박에 잠심시킨 마블 엔터테인먼트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일제강점기가 시작되던 1939년(참고 : 위키백과 1939년 항목),
이역만리 미쿡 땅에서는 '타임리 코믹스'라는 회사가 설립됩니다.
그리고 이 회사는 후에 이름을 바꾸게 됩니다. '마블 코믹스'로 말입니다.

여기서 중요한건 마블이 타임리 코믹스였고 61년에 마블로 바뀌었고 디즈니가 샀고 히어로를 살렸다가 죽였다가 묵사발을 만들었다가 능력치 상향조정을 했다가 다시 하향했다가 하는 그런 짜잘한 것들이 아닙니다. 그것 보다는 1939년부터 시작해 2012년이 되도록, 70년이 넘도록 슈퍼히어로 코믹스를 다뤄왔다는 겁니다. 70년이면 한 사람의 평생이 담길 정도의 시간이죠. 대단하지 않습니까?

여기서 잠깐, 다른 얘기를 좀 해볼까요?

개봉일 순입니다


마블의 어벤저스 영화 프로젝트는 수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기대를 받았습니다. 아이언맨 같은 경우야 그야말로 폭발적인 흥행을 보여줬지만 사실 '인크레더블 헐크'나 '토르', '퍼스트 어벤저'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폭발적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웠고, 그냥저냥 볼만한 유료 예고편 취급을 당했으니까요. 거기에 더해서 굵직굵직한 슈퍼히어로들을 2시간 남짓하는 영화에 꾸겨넣는다는건 그만큼 실패 위험도 큰 프로젝트가 아니겠습니까? 니가보고 내가보고 여러분 모두가 보기에도 말이죠.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했죠.


'야 그래 니네 그렇게 해서 영화 얼마나 잘 만드나 보자'


뭐 사실 저도 비슷하게 생각했었습니다. 야 이거 어벤저스 뭔가 의무감으로 보긴 봐야겠는데 난 어떻게든 재미있게 볼 수 있을것 같은데 왠지 크게 망할것만 같은 예감과 냄새와 느낌이 솔솔 나네 뭐 그런 생각이었죠.

그리고 영화가 개봉하고...


'존나 쩌는데?'


그렇습니다. 폭발하는 재미! 그동안 돈내고 예고편을 보게 만든 마블을 수많은 사람들이 용서하게 됩니다. 물론 그 중에는 저도 포함이 되어있구요. 정말 할수만 있다면 스파이더맨 판권을 소니로부터 사들여서 마블 엔터테인먼트에 기부하고 싶더군요. 뭐 어쨌거나,


그럼 다시 70년 역사의 마블 코믹스 이야기로 돌아와서...
마블이 긴 시간동안 인물 중심의 슈퍼히어로 코믹스를 만들면서 계속해서 인기를 끌었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어떤 '시리즈 이야기'를 다루는데 전문적이라는 얘깁니다. 일반적인 이야기와는 다르죠. 시리즈라는건 어떤 중심인물이 계속해서 해먹는 이야기니까요. 거기에 덧붙여서 마블은 이 시리즈들을 통합해서 보여주는데도 성공합니다. 그 유명한 '시빌워(참조 : 엔하위키 시빌워 항목)'같은 이야기들을 통해서 말이죠. 

여러 히어로 힘들게 만든 시발...아니 시빌워


물론 영화와 만화는 그 화법 자체가 매우 다릅니다. 하지만 마블은 이야기를 장기적으로 끌어가는 방법을 알았고, 사람들의 걱정을 환호와 기대로 바꿀 수 있었죠. 뭐 어벤저스가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면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길수도 있겠네요.



2. 그래서 이제 뭐가 어떻게 되는거야? - 시빌워 떡밥


바로 위에서도 얘기했던 시빌워.

시빌워는 마블 코믹스에서 굉장히 큰 이슈가 됐던 작품입니다. 사람들을 지키던 슈퍼히어로들이 두 패로 나뉘어서 치고박고 싸우는 이야기였으니까요. 그래서일까요? 마블코믹스의 팬이자 어벤저스를 보고 온 사람들로부터 어쩌면 어벤저스 영화의 지향점이 시빌워일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사실 분량으로 따지면 영화화 하기에도 적당해보이고 말이죠.

진짜 박터지게 싸웁니다.


아마도 당장에는 시빌워가 진행되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영화 말미에 살짝 나와서 어벤저스2에 대한 떡밥을 던져주신 '그 분'도 있을 뿐더러, 시빌워같은 대형 이벤트는 지금보다 더 많은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테니까요. 하지만 어벤저스를 통해서 뚝심을 보여준 마블이라면 분명히 뭔가 크게 보여주기는 할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다른 캐릭터들을 영화화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또 그때마다 새로운 악당(보통 빌런이라고 하죠)을 보여줄테니까요.

영화 어벤저스는 참 독특한 시리즈물입니다. 영화 한편 한편이 공개될때마다 충실한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판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를 쌓게 하니까요. 아마 마블 엔터테인먼트가 도산하지 않는 이상 10년이 걸리든 20년이 걸리든 계속해서 영화를 만들것이고 어느날 갑자기 어벤저스마저도 예고편처럼 느껴질 그런 대형 이슈를 만들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닐테지만, 한번 해냈으니 다음번도 있겠죠. 뭐든 처음이 어려운거 아니겠습니까.



3. 그리고 그 외 이야기들

(1) 그런데 이런 매니악한 컨텐츠의 영화가 나올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여러모로 자막이 아쉽더군요. 첼리스트를 첼로리스트(...)로 표기한것도 웃기고(사람들이 첼리스트라는 단어를 모를것 같으면 첼로연주자라고 표기하면 될텐데), 사소한거지만 '테서렉트'를 '큐브'라고 표시한것도 거슬렸죠. 물론 원래 명칭이 코스믹큐브라고는 한다지만, 영화 인물들이 계속 테서렉트 테서렉트 하는데 자막에 큐브라고 써있는건 뭔가 몰입감을 해치지는 않았을까 싶었거든요.

여담이지만 영화에 테서렉트와 아이언맨의 아크원자로의 연관성을 암시하는 장면이 몇몇 있습니다.
문제는 아이언맨도 봐야되고 퍼스트어벤저도 봐야한다는거? 알면 알수록 재미있어지죠.


그 외에도 블랙위도우가 스파이짓을 하기 위해서 일부러 잡혀있을때 나오는 대사 자막중에 '나, 정말 예뻐?'하는 대목이 있는데, 이게 러시아어로 말하는 장면이라 밑에 영어자막도 같이 뜹니다.

'You really think I'm pretty?'

이건 그냥 번역하나 맥락을 따져서 번역하나 '정말 내가 예쁘다고 생각해?'라고 해석해야 할 것 같은데...여튼 자막 참 이상하더군요. 아무래도 나중에 이쪽 오타쿠분이 따로 개인적으로 만드시는 자막을 참조해서 한번 더 봐야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영화속 깨알같은 재미들을 발견하지 싶어서 말이죠.

(2) 솔직히 말하면 영화를 보고 굉장히 감동했습니다. 어렸을때부터 이런 영화를 기대하고 있었지만 제가 한 30대나 40대 되어서야 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20대 후반에 이런 영화를 보다니...눈물이 다 날 것 같더군요. 그래서 3D로 보고 2D로 또 한번 보고 나중에 DVD로 한번 더 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번 기회를 통해 마블코믹스가 더 정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ㅎㅎ

(3) 영화에서의 닉 퓨리는 사무엘 잭슨이 맡고 있죠. 그런데 원래 코믹스판의 닉 퓨리는 백인입니다. 근데 뭐 인종이 바뀌었다곤 해도 그 카리스마 자체는 크게 상하지 않아서 별 상관은 없었죠. 그런데 인종비율을 맞추려고 했던건지 닉 퓨리의 부관인 마리아 힐이 백인 배우더군요. 코믹스판에서는 흑인(피부색이 좀 애매하긴 하다만...)이거든요. 뭐 근데 마리아 힐 배역을 맡은 코비 스멀더스도 잘 어울려서 크게 신경쓰이진 않더랍니다. 아 그리고 영화만 보시던 분은 마리아 힐이 하는 것도 없으면서 뭐 이렇게 자꾸 얼굴을 들이미나...하실텐데, 이 친구 중요한 친구입니다. 할 일도 많고...

난 그래도 콜슨이 좋더라.



마블의 세계관은 굉장히 방대합니다. 그리고 한개가 아니라 여러개가 있죠(...) 그래서 각각의 세계관을 유니버스라고 부릅니다. 영화판의 경우에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고 불리죠. 당연한 이야기지만 아마 시빌워가 영화화된다고 하더라도 코믹스판과는 달라지지 않을까 합니다. 하긴 뭐 설정 비틀어지는거야 굳이 영화가 아니더라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죠. 외려 별개의 세계관이 만들어진 것이 다행이 아닐까 합니다. 어쨌거나 마블 엔터테인먼트가 이 스크린으로 옮겨온 슈퍼히어로들을 제대로 만들겠다는 선언이라고 볼 수 있으니까 말이죠.


그러니까 여러분, 어벤저스 꼭봐라 두번봐라 세번봐라.


근데 저 위에 배역 글자 폰트 되게 촌스럽지 않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