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게 튀긴 감자튀김과 진짜 나초. 아니 네쵸 - 홍대 Macho's Mexican

홍대가 이래저래 체인점들한테 점령을 당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독특한 컨셉의 가게들이 한번쯤은 큰 뜻을 품고 들어오기에 좋은 동네이긴 하다. 어쨌거나 젊고 모험심으로 뭉친 사람들이 계속해서 유입되는 곳이니까. 그래서 나는 참 홍대가 좋다. 나처럼 모험심을 품고 식도락 탐방을 하는 사람한테는 정말 끝도 없이 펼쳐진 모험의 대지가 아닌가. 어쨌든 그런 연유로 그 날(1월 13일이었음)의 홍대, 친구를 만나고 안가본 곳을 가보기로 한다. 그렇게 조금 돌아다니다가 마주친 그곳은...




바로 여기. Macho's Mexican. 음...뭔가 진한 멕시코 음식을 내올것만 같은 느낌. 근데 사실은 호가든 생맥주를 판다고 해서 들어간게 장소 선정이유의 70% 이상임ㅋ 어쨌든 들어갑니다. 사실 내부는 꽤 좁아여.




대충 뭐 이런 느낌? 굉장히 좁고...그날따라 난방이 매우 파워풀해서 팔까지 걷어부치고 있었음 ㅋㅋ 아 또 재미있는게 하나 있는데, 같이 간 친구가 흡연자라서 재떨이를 달라니까 여기는 오후 10시가 넘어가야 담배를 필 수 있다고 했음. 아니 왜 하필 10시...? 뭔가 대단히 특이하다 싶었지만, 뭐 어떻게 가게 정책이 그런걸. 알았다고 했다. 근데 또 친구가 흡연자인걸 기억하셨는지 9시 50분쯤에 재떨이 가져다 주셨다. 아니 이건 좀 귀여운 재떨이네요 사장님.




은반지에 휴지 넣어서 만들어주시는 재떨이. 뭔가 귀여우면서도 아 처리하기 쉽겠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음. 어쨌거나 저쨌거나 담배보다 중요한건 술과 안주니까 메뉴판을 보았다. 호가든 생맥을 파는데 좀 비싸긴 하군...660cc와 330cc 이렇게 두 종류를 파는데 우리는 배가 부르니 660cc로 크게 마시고 끝을 내자! 해서 660cc와 적당한 메뉴 칠리프라이스(감자튀김 위에 칠리를 얹었다나)를 주문함. 이윽고 나오는 호가든 660cc. 아흐 그래 이게 진짜 호가든이지!


이것이 바로 호가든 생맥 660cc. 꽤나 큽니다.
잘 모르시겠다구요??


본격_성인남성_주먹과_비교.jpg

근데 이래도 잘 감이 안 올 수가 있는데,
컵 모양때문인지 그 압박감은 마치


이런 느낌이랄까...여튼 굉장히 압박스러운게 좀 있습니다 ㅋㅋ


호가든. 살짝 단맛이 감도는 맥주로 그 독특한 맛이 취향맞는 사람한테는 굉장히 중독성 있게 다가오죠. 근데 국내 들어오는 호가든 병맥은 국내에서 만들어진다나 뭐라나 하더니 그 이후로 정말 호가든 맛이 뭐랄까...카스만도 못한 맛이 되었습니다. 아오 다시 생각하니 빡치네. 여튼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호가든 맛을 느끼려면 생맥뿐이라 이거죠. 그래서 오늘 이 집을 온거고...여튼간에 오랜만에 마셔본 호가든은 역시 아 정말 꾸...꿀맥주. 아주 좋았지요. 그리고 금방내 나온 칠리프라이스.


?!


아 이분이 아니고....미안합니다 이런 개그 재미없죠? 나도 알아 근데 한번쯤은 해보고 싶었어...



올ㅋ


이게 바로 칠리 프라이스. 감자튀김 위에 칠리를 얹고 여기는 양념이 강하게 들어간건지 강낭콩도 엄청 많고...옆에다가 곁들여 먹을수 있게 본토의 풍미를 느낄수 있는 할라피뇨 피클도 올려놔주셨음. 여튼간에 감자튀김은 동서고금이 유붕이 자원방래를 하던 말던 맥주와는 환상적인 궁합 아니겠습니다. 그래서 한입 물었는데

어?

어어??

아니...내가 촌놈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이런 맛의 감자튀김은 먹어본 적이 없습죠. 일반적으로 저런 모양의 감자튀김은 그냥 겉에만 살짝 바삭하고 속은 걍 퍽퍽하게 익은 감자거든. 근데 이건 그게 아닌거라. 적어도 한 2mm정도는 더 바삭한 느낌이라 이겁니다. 큰 차이 없을 것 같다구요? 여러분은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든다는 말도 못들어봤음? 난 이걸로 감자튀김의 새로운 사용자경험을 느꼈다니까? 마치 뭐랄까 빅맥을 처음 먹었을 때 가운데 들은 빵에서 느낀 문화적 충격이랄까. 여튼간에 헉헉 너무 마시썽 해서 먹고 마시고 하니 금방내 안주는 동이 나고...우리는 아쉬운 마음에 안주를 하나 더 시킵니다. 물론 앞에선 배가 부르다고 했던것 같지만...그런거 난 몰ㅋ랑ㅋ 아, 그리고 아쉬우니까 생맥 330cc도 추*-_-*가를 합니다.



이것이 330cc의 크기. 아....그냥 660cc 시킬걸 하는 후회가 밀려옵니다. 하지만 어쩔수 없음. 걍 먹어야징...ㅋ 그리고 나온 우리의 새 안주. 음...뭐였지. 나초메뉴였는데...이름이 기억이 안나네요. 근데 나초 메뉴는 두개밖에 없으니 걍 알아서 드시면 됨. 아니면 사장님한테 사진 보여주면서 이거 달라고 졸라보셈.




보이시나여? 맨위에 토마토와 양상치(아닐수도 있음), 사워크림과 나초(+할라피뇨 피클)가 어우러져 빚어내는 앙상블이 아 정말 끝내주겠구나 하고 예상할 수 있으실텐데여, 사실 여기서 중요한건 그런게 아니고 저 나초였음. 우리는 보통 나초라고 하면




뭐 이런걸 생각하잖아요. 콰득콰득 우적우적 씹어먹는 아 그 나초. 아니 근데 여기서 준 나초는 그런 맛이 아닙니다. 무슨 맛이냐 하면, 아 썩 부드러운 식감이랄까? 마치 콘푸로스트를 우유에 탔는데 야들야들해진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 딱딱한것도 아닌데 우유를 살짝 머금었으면서도 바삭함을 잃지 않은 뭐 그런 정도의 바삭함을 보여준다 이거죠. 아니 사장님 이런건 도대체 어디서 구하신거임....?




결국 우리는 정신줄마저 놓아버리고 이런 게걸스런 모습을 보이고 맙니다...ㅎ...맛있는걸 어떡함?


참고로 얼마전에 다시 가서 다른 메뉴도 먹어봤는데, 야 진짜 하나같이 너무 맛있더라구요. 특히 여러분 거기 가면 '치미창가'를 먹어보세요. 부리또를 튀긴건데 눈물나게 맛있음 할수만 있다면 테이크아웃 백만개!를 외치고 싶었달까....ㅋ...여튼간에 여러분,

여기 꼭 가라

두번 가라

세번 가라

맨날 가라

- 끗-


- 친절한 장소 공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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